강력한 혁신 문화의 힘을 간과하지 말자

[INSIGHTS]

by Geoff Colvin 포춘 칼럼니스트


미래의 미국도 지금처럼 엉망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요 통계자료는 암울하기만 하다. 우리의 삶이 번성하기 위해 반드시 향상되어야 하는 미국의 생산성은 지난해 0%대 성장에 머물렀다. 경기 불황이 끝난 지 4년이나 지났지만 경제 성장률은 1.7%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장기 평균 성장률의 절반에 불과한 정도다. 하지만 이 경제 지표들은 단순한 통계 자료일 뿐,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을 반드시 잘 보여준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인들에겐 희망이 있다. 비슷한 크기의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경제 동력을 갖고 있다. 물론 정확하게 수량화할 수는 없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그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혁신과 창의력은 경제를 춤추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다. 수량화하기 어려워 간혹 그 중요성을 망각할 뿐이다. 그래서 주요 연구소들이 어떤 식으로든 수량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기 전에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당신이 여행한 국가와 경험들을 되돌아 보자. 그리고 삶을 바꿀 정도의 신기술, 산업을 뒤흔들 놀라운 사업모델이나 엄청난 양의 신제품과 서비스-대부분은 실패하지만 일부는 성공할 것이다-를 어느 국가에서 찾을 수 있을지 자문해보자. 어느 한 나라만 딱 집어 얘기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여전히 미국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연구를 통해 그런 직감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토론토 대학교 로트먼 경영학부(University of Toronto‘s 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마틴 경제발전연구소(Martin Prosperity Institute)는 글로벌 창의성 지수(Global Creativity Index)를 종합해 미국을 2위에 선정했다. 1위 스웨덴에는 약간 밀리지만, 핀란드에는 앞섰다. 10위 이내에 든 경제 대국은 미국이 유일하다. 일본은 30위, 중국은 58위다. 유엔 세계 지적재산권 기구(U.N.‘s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만든 새로운 세계혁신지수(World Innovation Index)를 보면, 스위스와 스웨덴처럼 작은 경제 규모의 무수히 많은 국가들 가운데 미국이 5위에 올랐다. 혁신성의 거대한 규모 면에서 미국에 필적할 국가는 없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라는 중요한 의문이 든다. 답은 명확하지 만 수량화하기 훨씬 더 어렵다: 그 이유는 바로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인들은 도전하는 사람을 지지하고, 실패를 대부분 용인한다. 실패한 사업으로 4,500만 달러의 벤처 투자자금을 날린 사람이 다른 사업아이디어로 자금 지원을 다시 받을 수 있는 나라가 과연 미국 이외에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진 굿메일 시스템즈 Goodmail Systems의 공동 설립자였던 대니얼 드레이만 Daniel Dreymann은 모윙고 Mowingo라는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통해 그렇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른다면 그것은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크거나 작거나, 혹은 엉뚱하거나 심오한 모든 종류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는다. 혁신은 NASA의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 로버 Curiosity rover를 뛰어넘는 그 이상이다. 타코벨 Taco Bell의 쿨 랜치 도리토스 록스 타코 슈프림 Cool Ranch Doritos Locs Taco Supreme 같은 음식도 상당히 성공한 혁신 사례이다. 스웨덴과 스위스는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미국 성장의 비결인 혁신 문화가 퇴색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래 지표는 비관적이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창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문한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에서 미국은 10위에 머물렀다.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 같은 주요 국가들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 아동의 창의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던 토런스 테스트 Torrance Test에 따르면, 수십년간 향상돼 온 아동의 창의력이 1990년대부터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금까지 축적된 하락폭이 상당하며, 특히 초등학생의 창의력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도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어쩌면 절대로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문화라는 것은 우리가 숨쉬는 공기처럼 수많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중국과 대부분 유럽, 그리고 일부 중동 국가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 사이에서 혁신 문화를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상황처럼, 오랜 시간이 흐르면 문화적 차이도 서서히 좁혀질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나쁜 소식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세계 경제에는 좋은 소식이다. 우리 모두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혁신 문화를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세계 평준화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다른 국가들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혁신 문화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