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스전

[NEW ENERGY] ISRAEL'S WELL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주요 에너지원을 갖게 됐다. 한 미국 회사에겐 매우 감사한 일이다.
By Sarah A. Topol


“모세에 대한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만이 뭔지 아세요?” 골다 메이어 Golda Meir 이스라엘 전 총리가 1973년 어느 연회에서 한 말이다. “모세가 40년 동안이나 우리를 사막에서 헤매게 해놓고, 결국 중동 지역에서도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곳에 정착하게 한 것입니다.” 그가 한 말은 사실이다. 원유가 넘쳐나는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은 항상 에너지 수입국이었다.

하지만 4년 전, 휴스턴에 본사를 둔 노블에너지 Noble Energy라는 시추회사가 이스라엘 에너지회사 델렉 그룹 Delek Group과 파트너십을 맺고 타마르 Tamar 가스전을 발견했다. 이곳에는 지중해 아래 약 10조 입방 피트의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노블에너지는 약 18조 입방 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리바이어던 Leviathan 가스전을 발견한 바 있다. 그해 발견된 심해 천연가스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지난 3월 31일 타마르에서 천연가스 발굴이 시작됐다. 30억 달러가 투입된 굴착장치 건설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많은 민간 자본이 투입된 인프라 프로젝트였다. 2016년부터 가동 예정인 리바이어던 굴착장치에는 최소 5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 두 가스전은 향후 100년 이상 이스라엘의 에너지 소비량을 모두 충당하고도 수출을 통해 약간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Benjamin Netanyahu 총리는 가스전 발견을 놓고 “하늘에서 떨어진 만나(manna from heaven)” *역주: 만나는 모세의 지도 아래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 이르러 굶주릴 때 하느님이 내려준 신비로운 양식을 가리킨다라며 감격해 했다.

이스라엘의 천연가스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1998년 델렉의 CEO 기드온 타드모어 Gideon Tadmor는 이웃국가 이집트에서 해저탐사의 수익성을 발견했다. 그래서 휴스턴으로 직원을 보내 함께 일할 사람을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석 달 후, 그 직원은 타드모어에게 기업 2곳이 미팅을 원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타드모어는 바로 다음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검은 고양이가 비행기 통로를 뛰어다니는 바람에 출발이 지연되고 말았다. 또 비행기가 이륙하자 마자 오른쪽 엔진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마침내 그가 휴스턴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한 회사가 손을 뗀 상태였다. 결국 나머지 회사인 노블에너지만 남게 되었다.

노블-델렉 합자회사는 1998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다음 해 이들은 노아 Noah 굴착작업에 착수했다. 노아는 두 회사가 처음으로 함께 발견한 가스전이다. 그리고 두번째 가스전 마리-비 Mari-B가 2004년부터 운영됐다. 하지만 노블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난항에 부딪치고 말았다. 2011년 이스라엘 정부가 소득세를 20%에서 60%까지 인상해 소급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노블이 이미 10억 달러를 투자한 뒤였다.

하지만 리바이어던 굴착이 봉착한 가장 큰 장애물은 이스라엘의 수출정책이었다. 수출계획이 없다는 게 오히려 가장 큰 문제였다. 노블에너지 CEO 찰스 데이비슨 Charles Davidson은 “수출정책 없이는 동기가 생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 정부위원회는 이스라엘이 최대 17조 6,000억 입방 피트의 가스를 수출하고, 국내 소비용으로 15조 9,000억 입방 피트를 축적해 놓으라고 권고했다. 거론된 수출대상국 중에는 터키뿐만 아니라 요르단-이 나라도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불안한 이집트 정국 때문에 에너지 수입을 줄였다-도 있었다. 지난 6월 이스라엘 내각은 수출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연방법원은 지금도 이 결정의 위법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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