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최악의 직업] 지하철 엔지니어, 빈대 사육사

THE WORST JOBS IN SCIENCE

미국 뉴욕의 지하철은 매일 총연장 1,060㎞의 철로를 달리며 540만명을 실어 나른다. 지하철이 대개 그렇듯 철로 대부분은 쥐가 득실거리는 도시 지하의 축축한 터널 속에 놓여있다. 때문에 승객의 안전을 위해 엔지니어들이 매일 철로와 신호체계를 점검하는 힘든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뉴욕시 교통국이 철저한 훈련을 시키고 있지만 현장 상황은 준비한다고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여름철 터널 속 온도는 38℃를 가뿐히 넘기며, 어딜 가도 쥐와 노숙자들을 만난다. 또한 철로 옆 전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레일에는 600V의 전압이 흐른다. 접촉하면 최소 중상, 심하면 사망이다. 게다가 수시로 400톤짜리 전동차가 시속 50㎞ 이상의 속도로 달려온다. 뉴욕시 교통국의 조 리더 수석부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신입 엔지니어들도 지하철 철로에 처음 들어갈 때는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일반인이라면 공포로 몸이 얼어붙기 마련이죠.”




빈대 사육사

사람들이 빈대에 반응하는 모습은 거의 똑같다. 처음엔 놀라지만 곧 화가 나서는 폭력(?)을 휘두른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의 대학원생 스코트 해리슨은 다르다. 빈대를 보면 애정이 피어난다. 동료들이 해충 박멸 연구에 활용할 빈대를 사육해 공급하는 것이 그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연구실에서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각기 다른 30여종의 빈대를 사육 중이다. 어떤 종은 개체수가 수만 마리에 달한다. 그가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랑스런 손길로 빈대에게 토끼피를 주는 것. 가끔은 빈대를 손에 올려놓고 흡혈본능을 자극하기도 한다. 빈대에게 물리는 날도 있지만 이런 희생(?)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는 연구장소와 연구시간 만큼은 철저히 지키고 있어요. 퇴근 후 빈대를 집에 가져오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한번은 150마리의 새우를 거세해야 했어요. 작고 귀여운 칵테일 새우가 아니라 덩치가 핫도그만 하고 죽은 지 10년은 지난 녀석들이었죠. 괴상한 자세로 급속 냉동된 상태였어요. 당시 월요일 아침의 연구실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청소원들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 후 버린 새우들이 곳곳에서 썩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맡아본 가장 구역질나는 냄새에요.”
앰버 윌리엄스 - 파퓰러사이언스 에디터.
생물학 및 영문학 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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