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위성 3호, 위성강국 도약의 첨병

STSAT-3 LAUNCH DETECTED
우주관측이 가능한 적외선 망원경이 탑재된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1일 오후 4시 10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쏘아 올린 과학기술위성 3호(STSAT-3)가 로켓에서 정상적으로 분리됐다고 밝혔다.

발사체는 ‘사일로’라는 특수 지하벙커 문이 열리면서 하늘로 솟구쳤고 2분도 안돼서 발사 중계 화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후 예정대로 발사 후 112초 만에 1단과 2단 로켓이 분리됐고, 약 5분30초 뒤에 마지막 상단 분리가 이뤄졌다. 그리고 발사 후 929초가 되던 시점에 과학기술 위성 3호가 발사체에서 분리돼 궤도에 올려졌다.

발사 87분이 지난 오후 5시50분경 과학기술위성 3호는 북극 인근의 노르웨이 스발바드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고, 다시 6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10분경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SaTReC)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하면서 위성체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이 최종 확인됐다.

한편 지난 2006년 12월부터 추진해 온 과학기술위성 3호 개발 사업에는 총 사업비 278억3,600만원이 투입됐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한국천문연구원, 충남대학, 우석대학, 공주대학 등이 참여해 발사체를 제외한 위성 본체와 탑재체를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주탑재체로 우주 및 지구관측을 위한 다목적 적외선 영상시스템(MIRIS), 부탑재체로는 소형영상분광기(COMIS)를 탑재하고 있다.

먼저 MIRIS는 적외선을 이용해 우주와 지구관측을 수행하는데 우주관측카메라와 지구관측카메라가 별도로 구비돼 있다. 이중 우주관측카메라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직경 80㎜의 천문용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우리은하의 평면 근적외선 탐사관측과 근적외선 우주배경복사 관측을 수행한다. 또한 지구관측카메라는 국산 적외선 센서의 우주기술 시험과 지상의 중해상도급 적외선 영상자료 수집을 담당한다.
COMIS의 경우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영역에서 초분광을 관측하는 탑재체로 지구환경감시, 작물 작황 감시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위성개발실장은 “아리랑, 천리안 등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개발 또는 운용했던 인공위성들은 지구관측 위성과 통신위성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MIRIS가 주탑재체로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3호는 우리은하나 우주배경복사 등의 우주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또 “우주관측카메라가 탑재된 위성은 지상에 설치된 천문관측 망원경과 달리 지구 대기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 한층 정확한 관측과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고도 600㎞의 태양동기궤도에 위치해 있는 과학기술위성 3호가 2년의 임무수명 기간 동안 보내올 다각적 관측데이터들은 우리나라가 지구와 우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위성강국·우주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MIRIS의 우주관측 적외선 영상은 우리은하의 기원과 우리은하에 분포돼 있는 고온가스의 물리적 특성, 성간난류의 물리적 특성, 우주탄생 초기 별들의 공간 분포 등과 관련된 우주 천문학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MIRIS의 지구관측 적외선 영상과 COMIS의 분광영상은 산불, 홍수, 수질오염, 생태지도, 작황 상태 같은 환경감시는 물론 국가차원의 재난·재해 대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위성기술 개발 및 우주과학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위성 수요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첨단 소형 위성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핵심기술의 자립도를 향상하고 우주천문학·지구과학 등의 기초연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SPEC]
운용궤도 태양동기궤도 (고도 600㎞)
질량 170㎏ (발사 시)
크기 1,024.2×1,030.5×865.6㎜ (발사 시)
2,532.5×1,030.5×865.6㎜ (궤도상)
임무 지구관측, 우주관측, 우주기술 검증
임무수명 2년
전력생산량 최대 300W
자세제어 3축 안정화 방식



[MULTI-PURPOSE IR IMAGING SYSTEM]
다목적 적외선 영상시스템


과학기술위성 3호의 주탑재체인 MIRIS는 한국천문연구원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그린광학,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국내외 기관들과 협력해 개발됐다.

MIRIS는 적외선 필터를 활용, 광범위한 영역의 효과적인 탐사에 적합한 적외선 우주관측 카메라와 50m급 공간해상도의 단일 밴드 중적외선 영상 획득을 위한 지구관측 카메라로 구성돼 있다.

우주관측카메라는 2,000평방도 이상의 광범위한 지역의 근적외선 영상 탐사가 가능하다. 근적외선 파장 대역은 0.9~2.0㎛, 시야각은 3.67도×3.67도며, 약 52각초의 분해능을 가진 근적외선 지도를 제작한다.

천문연 이대희 박사는 “우주관측카메라는 은하면에서 성간소광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수소원자 방출광을 협대역 필터로 관측, 은하평면 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는 우리 은하에 다량 분포돼 있는 이온화된 고온 수소가스의 기원에 관한 이론 검증에 활용된다.

이와 함께 MIRIS는 우주 초기의 별들과 관련되었다고 추정되는 적외선 우주배경복사의 절대값과 대규모 요동도 관측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관측결과에 따라 빅뱅 이후 관측적 증거가 거의 없는 우주 초기상태를 이해할 단서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박사는 “적외선 우주배경복사의 절대값과 요동을 측정하면 우주의 초기 별들이 얼마나 큰 규모로 분포했으며, 언제쯤 많은 수가 만들어졌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지구관측카메라는 국산 적외선 센서를 채용, 한반도 지역의 적외선 영상자료를 관측하게 된다. 이 영상자료는 원자력발전소 인근 해수 온도 분포, 산불감시, 토양오염 지역 연구, 작황 분포, 한반도 재난감시 등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하다.



공간 해상도 (spatial resolution) 인공위성의 센서가 관측할 수 있는 목표물의 최소 단위 픽셀 값. 공간 해상도 50m는 50×50m, 즉 50㎡ 면적을 하나의 픽셀로 표시하는 해상도를 뜻한다.
각초 (角秒, arc second) 1도의 3,600분의 1.
성간소광 (星間消光, interstellar extinction) 관측자와 관측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물질 때문에 원래의 빛보다 어둡게 보이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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