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 LIFE] 기아 ‘K3 디젤’ 外

자동차 업계는 연말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아차는 K3디젤 모델을 선보였고 롤스로이스는 한정판 모델을 공개했다. 아우디의 소형 SUV Q3는 매서운 달리기 실력을 자랑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을 뚫고 메르세데스 벤츠 디터 제체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건 한국시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기아 ‘K3 디젤’
수입 디젤차 게 섰거라

기아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K3에 디젤 엔진을 얹어 판매에 나섰다. K3디젤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연비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6.2km.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골프1.6 TDI 의 연비(18.9km/l)에는 못 미치지만, 차량 가격이 골프보다 900만 원 정도 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K3 디젤에는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kg·m의 힘을 내는 1.6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가속감을 좌우하는 토크가 경쟁모델로 지목된 골프1.6 TDI(최대토크 25.5kg·m, 최대출력 105마력)보다 높다.

기아차가 마련한 시승 행사에 참여해 K3디젤의 성능을 체험해 봤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 입구에 있는 엠블호텔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왕복 100km 구간. 자유로와 국도를 고루 달려볼 수 있는 코스다. RPM을 1,500 정도에 맞추고 평균속도 시속 60km 내외를 유지했다. 슬금슬금 연비가 오르는 것이 계기반에서 확인된다. 반환점에 도착해서 트립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23km/l. 고속도로 공인연비 18.5km/l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인상적인 것은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는 ISG의 성능이다. 수입 디젤차와 비교해 전혀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K3디젤에 앞서 현대차는 아반떼 디젤 모델을 내놨다. 두 차는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지만 기아차는 소음과 진동을 더욱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산 디젤차는 수입차와 비교해 엔진소음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3는 소음을 잡으려 공을 많이 들였다. 특히 주요 부위에 소리를 차단하거나 흡수하는 흡·차음재를 추가했다. 실제 주행하면서 느낀 소음 정도는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다. 수입차 수준으로 조용하고 부드럽다. K3디젤은 도심에서 주로 차를 모는 20~30대 직장인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차량이다. 가격은 가솔린보다 비싼 1,925만 원부터 2,190만 원이다.


아우디 Q3
럭셔리 소형 SUV의 기준

최근 소형 SUV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출퇴근과 레저생활을 차 한대로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게 인기 이유다. 아우디 Q3의 차체 길이는 4,385mm로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4,248mm)보다 길지만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4,440mm)보다는 짧다. Q3는 작지만 멋을 살린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차체 실루엣을 쿠페 스타일로 가다듬어 날렵한 맛이 느껴진다. 영국의 자동차 매거진 오토카는 “Q3는 BMW X1과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대한 아우디의 대답”이라고 표현했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 특유의 둔탁한 엔진음과 떨림이 느껴진다. 하지만 많이 거슬릴 정도의 소음과 진동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차체가 용수철처럼 앞으로 튀어나간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내는 4기통 2리터 직분사 디젤 엔진이 가볍고 콤팩트한 차체에 얹혀 제로백 8.2초의 가속성능을 만들어낸다. SUV임을 감안했을 때 탁월한 가속력이다.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아우디의 전매특허인 콰트로 시스템도 기본 제공된다. Q3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타력주행’ 모드로 변경되는 기술도 적용돼 연비 효율성이 높아졌다. 시속 20km 이상에서 아이들링 상태(공회전 상태)의 연료소모 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다. 차체 크기를 감안했을 때 수납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 용량은 460리터로 뒷좌석을 접을 경우 1,365리터까지 늘어난다. 스포츠와 레저생활 용도로 사용할 경우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보인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30대 초·중반 젊은 싱글 남녀들의 구매 비율이 높다”며 “SUV를 타고 싶은데 Q5를 혼자 타긴 크다고 생각하는 고객층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Q3는 넉넉한 수납공간과 우수한 연비,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소형 SUV로 일상 생활과 레저 생활을 동시에 소화해 낼 수 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5,360만 원이다.

롤스로이스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
국내에 한 대뿐인 4억9200만 원짜리 한정판 모델

최근 롤스로이스가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레이스를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스페셜 에디션까지 내놨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한정판 모델인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을 한국에 처음 공개했다. 롤스로이스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은 전 세계에 오직 35대만 제작·판매되는 한정판 모델로 국내에는 단 1대밖에 없는 특별한 모델이다.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은 고스트 스탠다드 휠 베이스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고객이 원하는 비스포크(맞춤) 프로그램을 포함한 차량 가격은 4억9,200만 원이다.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은 100년 전 2,929km에 달하는 ‘오스트리아 알파인 트라이얼’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를 기념해 제작한 모델이다. 이 대회에서 단 한 번의 고장 없이 우승을 차지한 롤스로이스는 이후 ‘세계 최고의 차’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은 알파인 트라이얼에 참가했던 모델에 적용된 것과 같은 검은색 그릴과 휠을 장착했다. 현대 롤스로이스 가운데 은색이 아닌 다른 색 휠을 장착한 것은 이번 모델이 처음이다. 내부는 랠리 무대와 기록시간을 보여주는 아날로그 시계, 알파인 코스의 지형을 반영한 뒷좌석 피크닉 테이블 등 알파인 트라이얼을 기념하는 특별한 요소들로 구성됐다. 예술품에 버금가는 이런 부품들은 장인들이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터 제체 회장 방한
“2020년까지 한국 내 판매량 2배로 늘리겠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2020년까지 한국 내 판매량을 2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또 올해 안에 연구개발센터와 트레이닝 센터를 신설하고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도 약속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세단 ‘더 뉴 S-클래스’ 출시를 기념해 방한한 디터 제체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겸 메르세데스 벤츠카 그룹 총괄 회장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의 새로운 전략을 ‘코리아 2020’으로 이름 짓고 2020년까지 판매량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또 “2003년 3,000대였던 판매량이 지금은 2만 대 이상으로 성장한 만큼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한국은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부문에서 세계 13위이며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큰 시장이다. 디터 제체 회장은 4가지 주요 계획도 공개했다. R&D 센터를 신설해 한국 내 텔레매틱스 부문 인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당장은 도입 단계라 연구원 3~4명으로 시작하되 이를 일본과 중국, 독일에 위치한 R&D 센터와 연계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안성에 520억 원의 투자비를 들여 건설 중인 부품 물류센터도 올해 6월 완공된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부품 보관 공간이 2배로 늘어 3만5,000개의 부품을 더 빨리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2,100명 이상의 영업·서비스 인력을 전문적으로 교육할 트레이닝 센터도 새로 짓는다. 트레이닝 센터가 완공되면 교육공간이 3배로 넓어져 320여 명의 훈련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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