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 이후 카카오톡은 한동안 창조적 콘텐츠의 핵심으로 불렸다. 카카오톡을 만든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연 데 이어 모바일 포털로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카카오톡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제 카카오는 지속성장을 위한 묘책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최근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카카오톡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하는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앱’ 부문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개척했다는 부분이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혁신성과 창조성은 이미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는 축제 분위기가 아니다. ‘카카오톡은 곧 성공’이라는 방정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동 게임서비스 외에 이렇다 할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스타트업의 성공신화를 써오던 카카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익원 다각화의 실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눈에 보이는 카카오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2012년에 매출 461억 원, 순이익 52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에는 매출 2,300억 원을 기록하며 5배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내부 사업의 성과를 따져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카카오의 핵심 플랫폼 ‘카카오톡’의 성장세가 제동이 걸린 지 오래다. 카카오톡의 경쟁작 라인과 위챗은 지난해 연말 기준 각각 3억 4,000만 명, 4억 7,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현재 1억 3,000만 명 남짓. 더욱 큰 문제는 가입자 증가율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시장을 선점한 업체가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경향이 크다. 이른바 사용자 선점 효과 때문이다. 후발 주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의 사용자 이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시장에서 카카오톡이 부동의 1위를 질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라인과 위챗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진출조차 힘든 상황이다. 라인의 경우 인구 1억 3,000만 명의 일본시장을 거점으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위챗 역시 거대한 자국 시장을 앞세워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라인과의 정면승부를 기대했던 일본시장에서는 현지법인 ‘카카오 재팬’을 중심으로 ‘야후 재팬’ 등 현지 콘텐츠 업체와 제휴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미국 및 유럽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특히 카카오는 내년 5월 상장할 계획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자칫 ‘반쪽 메신저’라는 오명과 함께 상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올해 글로벌 사업성과가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다. 잭팟을 터뜨리기 위해 올해 반드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은 카카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수익구조의 쏠림 현상도 심각한 문제다. 여전히 카카오 매출의 절반 이상은 ‘게임하기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카카오 수익원 다변화의 핵심 콘텐츠로 기대를 모았던 유료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의 부진은 카카오에 치명적이다. 현재까지 카카오페이지의 다운로드 수는 400만 건 수준이다. 출시 8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카카오스토리와 비교하면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최근 네이버는 국내 1,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밴드(Band)’에서의 게임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 특히 네이버는 밴드 입점 게임사에게 단순화된 유통구조를 바탕으로 카카오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톡에 입점한 상당수 중소게임사의 이탈이 예상된다. 자연스레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카카오는 그동안 부진했던 콘텐츠의 전면 개편과 신규 서비스 제공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뉴스 서비스가 있다. 현재 카카오는 신규 콘텐츠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고 뉴스 서비스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뉴스 서비스 형태는 사용자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확인할 수 있는 ‘큐레이션 방식’이 유력하다. 이미 큐레이션 방식의 매거진 앱 ‘플립보드’가 안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내놓은 큐레이션 앱 ‘페이퍼’가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카카오톡의 뉴스 서비스 공개를 점치며 향후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1위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톡의 뉴스서비스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모바일 포털화 전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수익구조 개선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연간 100억 원 규모의 광고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 언론사의 자체 트래픽이 네이버 등 주요 포털로 인해 급감한 상황에서 과연 카카오톡 뉴스 서비스에 호의적일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카카오 측은 주요 언론사 실무진과 만나 뉴스 서비스를 논의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카카오는 언론사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뉴스를 보게 하는 링크방식 채택을 검토하는 등 뉴스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