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회생 지원에 나선 버핏

Buffett Does Detroit

‘오마하의 현인(Oracles of Omaha)’ 버핏이 퀵큰 론즈 Quicken Loans의 길버트 회장을 찾았다. 퀵큰 론즈는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길버트는 시내 빌딩 매입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By Anne VanderMe


지난해 11월 말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은 퀵큰 론즈 창립자 겸 회장 댄 길버트 Dan Gilbert를 만나 그가 최근 투자한 도시를 함께 둘러봤다. 바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한 디트로이트다. 이 둘은 운전사가 딸린 쉐보레 서버밴 Chevy Suburban을 타고,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컴퓨웨어 빌딩 Compuware Building을 방문하기 위해 시내로 향했다. 포춘 선정 ‘일하기 좋은 기업’ 5위에 오른 퀵큰 론즈가 2010년 이곳에 입주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대출업체로 급성장을 지속했다(2006년에는 34위였다).

길버트는 또한 100개 기업-대부분 디트로이트에 있다-으로 구성된 록 벤처스 Rock Ventures라는 모회사와 농구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Cleveland Cavaliers를 이끌고 있다. 버핏과 길버트가 처음 만난 것도 농구 덕분이었다. 최근 길버트는 사면초가에 빠진 디트로이트를 살리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우리는 컴퓨웨어의 동굴 같은 로비에서 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숨에 10층으로 이동했다. 섬세하게 만든 도시 모형도가 넓은 이사회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길버트는 버핏에게 몸을 돌려 “농담이 아니라 이 모형도를 만드는 데 이 건물의 30배가 넘는 돈을 썼다”라고 말했다.

올해 51세의 길버트는 2011년부터 블록단위로 이 도시의 고층건물들을 사들였다. 록 벤처스의 사장이자 CEO인 맷 컬린Matt Cullen은 길버트가 디트로이트의 부동산을 40곳 이상 매입하는데 13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길버트는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모형도에서 그가 매입한 건물의 불을 밝혔다. 모형도의 거의 반 정도가 반짝였다.

“이렇게 하나씩 매입해 가는 건가요?” 버핏이 물었다. 길버트는 시내 상점, 그릭타운Greektown에 위치한 그의 호텔, 근교에 카운티 감옥이 들어서 있는 블록들을 아우르는 그의 계획을 간략히 설명했다. 5,000만 달러에 달하는 형무시설 매입도 그날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15.5에이커(약 6만3,000m²)를 더 소유하게 된다.

길버트는 디트로이트가 이미 몇 년 전에 바닥을 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버핏에게 “과거에는 피트당 8~10달러에 매입했다”며 “이제는 피트당 25달러 이상에 팔고 있다. 일부는 60~70달러까지도 거래된다”고 털어놨다.

그들은 길버트 소유의 건물을 몇 개 더 둘러본 후 매디슨 빌딩Madison Building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트위터 미시건 지점을 비롯해 수십 개의 신생기업이 입주해 있다. 여기에서 버핏은 길버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역대 가장 큰 농구 대진표를 만드는 것이다. 버핏은 퀵큰 론즈와 이벤트를 열 계획이었다. 그래서 NCAA 남자농구 챔피언십 동안 승리 팀을 모두 맞혀 완벽한 토너먼트 대진표를 만드는 참가자에게 1억 달러의 상금을 선사하는 것이다. 견해차가 있어 아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길버트는 그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선택권은 내게 있다”라고 말했다.

길버트도 ‘계산된 도박(calculated game)’에 문외한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봄 그릭타운 카지노 호텔Greektown Casino-Hotel을 매입한 전력이 있다. 버핏은 이벤트에서 우승할 확률을 2,000만~5,000만 대 1로 예상한다. 길버트에게는 이 이벤트보다 어쩌면 디트로이트에 베팅하는 게 더 안전한 선택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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