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리더가 사라진 세계 外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리더가 사라진 세계
이언 브레머 지음/ 박세연 옮김/ 다산북스/ 22,000원
“미·중 갈등 속 한국, 신흥국의 대안은 편들기 아닌 협력체 구성”
세계 최고의 위기 컨설팅 전문가인 이언 브레머가 ‘향후 10년은 세계 질서를 이끌 리더가 없을 것’이란 전제로 세계 질서 변화에 대한 5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이는 세계 최대 채권국가에서 채무국가로 전락한 미국을 대신해 중국이 G2국가로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으리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을 뒤엎는 주장이다. 그는 “중국의 급성장은 양적 성장일 뿐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이란 날 선 비판과 “G7, G20, 유럽연합은 서로의 입장 차이로 인해 진정한 연합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인식, “미·중의 관계 악화와 신흥국들의 경제, 정치력 성장에 따른 혼란한 국제 정세”란 논리적 추론 등을 책에서 펼쳐낸다. 특히 저자는 한국과 신흥국들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특정 국가에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중심축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기업들에게도 경쟁보다는 협력 관계 구축에 힘쓰라고 조언한다.


차이나 핸드북
성균중국연구소 엮음/ 김영사/ 18,900원
“이 정도 중국 전문 서적, 이제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잖아?”
누구나 알고 있듯 시나브로 중국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이슈 메이커이자 미국의 대안이 될 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주요 국가가 됐다. “1949년엔 사회주의가 중국을 구했고 1979년엔 자본주의가 중국을 구했으며 1989년엔 중국이 사회주의를 구했고 2009년엔 중국이 자본주의를 구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변천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이 책을 엮은 성균중국연구소는 거대한 중국만큼 다양한 스토리와 확인되지 않은 중국에 대한 ‘카더라식 정보’를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과 함께 정리했다. 중국 역사와 문화, 인식, 비즈니스 등을 머릿속에 하나의 맥락으로 꿰어 정리해 두지 못한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풍문, 인터넷을 통한 조각조각의 정보만으로 중국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손에 꼭 쥐어 주고 싶은 책이다.


히트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재영 지음/ 한스미디어/ 16,000원
“관찰을 통해 얻은 마케팅 성공기”
‘마케팅은 미로를 빠져나가는 게임과도 같다.’ 이 책의 저자인 20년 경력의 마케팅 디렉터 김재영 씨는 책의 첫 장에 이 한마디만 써놓고 실제로 미로그림 하나를 배치해 놨다. 복잡한 과정을 보면 시작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지만 출구가 존재한다는 완전한 희망이 함께 주어진 셈이다. 저자는 책에서 ‘관찰’을 미로를 빠져나가는 방법이라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마케팅 성공 케이스만 열거해 두진 않았다. 해당 브랜드의 마케팅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그러니 이 책을 한 호흡에 읽을 필요는 없다. 길지 않은 다양한 챕터를 통해 다양한 의사결정의 과정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책의 사례들은 경쟁·불황 속에서 이뤄낸 히트 상품들이기에 경쟁·불황이 혼재된 지금과 같은 시기에 더욱 가치 있는 물음 그리고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수많은 히트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해 온 저자가 정작 자신의 책 제목에 대해선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포커스
대니얼 골먼 지음/ 박세연 옮김/ 리더스북/18,000원
“산만한 당신, 집중력 키우면 1만 시간의 법칙에서 해방된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교육할 때 “한 시간을 하더라도 집중해서 공부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효용성을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실천이 어렵다. 현대 사회는 부모도 아이도 주의력 결핍의 시대를 살고 있다. 주의력을 깨트리는 다변화된 미디어와 디바이스 때문에 사회 공동체를 넘어 가족 구성원과의 진지한 소통도 어려워지고 있다. 일을 하는 직장인들은 컴퓨터 화면에 몇 개의 창을 띄워놓고 음악을 듣기도 한다. 심지어 스마트폰 게임도 간간이 즐긴다. 그러곤 스스로 ‘멀티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종업원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연한 출퇴근, 육아 보육에 관한 복지나 구성원들의 직장 내 스트레스 대처방안 등은 모두 업무에 집중토록 하기 위한 기업의 대안이다. 이 책의 저자인 대니얼 골먼은 ‘EQ 감성지능’을 발표해 인간 능력의 유일한 척도였던 IQ와 함께 사람의 능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이해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집중력 향상을 제시하고 있다. 내면에 대한 집중, 관계에 대한 집중, 외적 세계 즉 거대한 흐름에 대한 집중이 그 것이다.


생각을 경영하라
민재형 지음/ 청림출판/ 15,000원
“결정도 습관이다. 습관을 바꾸면 결과도 달라진다”
솔직히 “생각까지 경영해야 하나?”라는 반발감이 생기는 제목이다. 하지만 ‘판단은 습관이다’라는 부제를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직관의 유혹에 사로잡히고 순간적 감정에 휘둘리며 숫자의 거짓말에 속는 우리에게 의사결정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민재형 서강대 교수가 던진 말이다. 민 교수는 익숙한 것, 편한 것, 상식적이라 믿는 것,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 등 타성과 관행에 젖은 것들과 결별해야 판단착오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민 교수는 똑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11가지 판단 습관을 제시한다. ‘미래예측은 하나의 숫자가 아닌 범위로 접근하라’ ‘첫 제안의 닻에 휘둘리지 마라’ ‘제자리(현상유지)에 머물지 마라’ 등이 그것이다.


뜨는 사업 캠핑 비즈니스
한민식 지음/ 라이스메이커/ 15,000원
“요새 뜨는 캠핑 비즈니스를 알려주마
비즈니스를 아는 사람들은 쉽게 장담하지 않는다. 데이터를 근거로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조건’이나 ‘절대’라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엔 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그걸 아는 사람이 ‘요즘 유일하게 돈 되는 사업’이란 부제와 함께 책을 내놓았다. 이웃 주민을 따라 우연히 캠핑을 다녀온 후 어느덧 3년이 흘러 이젠 캠핑박사가 된 한민구 오아시스캠프 상무의 이야기이다. 캠핑인구가 꽤 많다 싶었는데 작년 기준 500만 명을 돌파했단다. 이들은 단순히 아웃도어 하나 걸친 사람들이 아니다. 수많은 캠핑용품 브랜드가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침체됐다고 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캠핑장 개발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이 즐기던 캠핑을 이제 다른 사람들이 비즈니스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책은 “곧 레드오션이 되면 늦으니 어서 캠핑장을 창업하라”는 저자의 ‘단언컨대’식 장담도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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