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무역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4위였던 지난해보다 한 계단이 올라 빅3 진입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장기적 투자가치 향상과 혁신, 인재 관리 등을 핵심 경영 활동으로 한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삼성물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무역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처음 조사된 무역 부문에서 9개 평가 항목 평균 6.15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물산은 올해 평균 6.63점으로 순위가 한 계단 올라 3위에 랭크됐다. 무역 부문 1위는 중국 기업인 시노쳄그룹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이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무역 부문에 이름을 올린 건 굉장한 선전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무역시장에서는 일본 종합상사들의 위세가 대단했다. 당시 일본 종합상사들의 ‘라면에서 미사일까지’ 구호는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자주 회자하며 이와 유사한 아류 구호 만들기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나, 지금도 일본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 중 4개가 종합상사일 정도로 일본 종합상사들은 아직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물산은 이들 중 미쓰비시사를 제외한 3개 기업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무역 부문 3위에 올랐다. 미쓰비시사는 6.68점으로 동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우리나라 무역산업에서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큰 기업이다. 삼성물산은 우리나라 종합상사 1호다. 1975년 상장 상사(商社) 기업 중 수출액이 국내 전체 수출의 2% 이상인 곳을 종합상사로 지정했는데 이때 삼성물산이 1호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가 한창 수출에 열을 올리던 1980~1990년대에 삼성물산은 무역보국으로 큰 힘을 보탰다. 1995년에는 삼성건설을 합병, 건설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무역 부문은 응답 분포의 제약 때문에 각 평가 항목별 순위가 따로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타 산업 부문에서 ‘베스트5 안에 들면서 6점대 이상의 점수를 받은’ 기업들이 모든 평가 항목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물산 역시 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물산이 주력하고 있는 대내외 활동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평가 항목에 치환시켜 보자면 장기적 투자가치와 혁신성, 인재 관리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2011년 전년 대비 65% 이상 성장하며 사상 최초로 매출 20조 원을 돌파한 이후 2012년, 2013년에도 10% 이상씩 성장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28조4,334억 원이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한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소폭 하락했다. 2012년 4,90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3년에는 4,333억 원으로 11.6% 하락했다. 2012년, 2013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1.9%, 1.5%였다. 업종이 업종인 만큼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으나 최근 몇 년간 영업이익률은 특히 더 낮은 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감소와 최근 몇 년간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삼성물산의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약 50여 개국 해외 시장조사 및 이에 따른 인력 운용 등으로 판매관리비를 크게 늘렸었다. 수치상으로는 영업이익 감소이지만 실제 내용은 미래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지난해 이와 관련한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의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사업군을 자원, 산업소재, 에너지·환경 등으로 단순 분류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단순 트레이딩(Trading)과 오거나이징(Organizing) 사업으로 이원화했다. 오거나이징으로 대표되는 복합 사업에서 삼성물산은 핵심 경쟁력인 글로벌 네트워크와 트레이딩, 정보력,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종합 솔루션을 제공,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발전소 사업을 예로 들면 건설 자원 및 소재의 공급에서부터 인프라 구축 및 운용, 지원 등을 종합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무역 산업은 국제 정세에 민감하고 환경이 급변하는 사업인 만큼 전문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삼성물산은 사업 전문성 강화 및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를 위해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에서는 혁신과 인재 관리가 항상 붙어 다닌다. 조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각 무역 품목의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자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혁신활동도 CLO(Creative Learning Organization·창조적 학습조직)이다. CLO는 사업 추진에 요구되는 산업, 기술, 경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조직 내부에 자산화하는 학습조직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현지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전문가 확보 및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임직원의 글로벌마인드 습득 및 업무 전문성 강화를 위해 SDP(Short-term Dispatch Program·단기 파견 근무 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지역전문가 제도, 해외 MBA 등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무역 사업 내용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도 글로벌한 활동을 추구한다. 대표 사회공헌활동으로 펄벅 인터내셔널 Pearl S. Buck International과 함께 다문화가정 아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해외 봉사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 현지 밀착형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