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현대중공업

국내 유일 9개 전 평가 영역 향상
사회적 책임 부문 점수 특히 높아져
중공업산업부문 5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산업 부문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에는 8위까지 선정했던 리스트에 끼지 못하고 13위를 해 콘텐더로 만족해야 했다. 올해는 모든 평가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해 보다 2단계 오른 중공업 부문 5위에 자리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현대중공업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에서 유일하게 전 평가 항목의 점수가 오른 국내 기업이다. 9개 평가 항목 점수 평균이 6.77점으로 지난해 6.70점에 비해 0.07점 올랐으며 업종 내 순위도 7위에서 5위로 2계단 뛰었다. 현대중공업이 주력으로 하는 조선 사업이 시장 불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현대중공업은 9개 평가 항목 중에서 제품의 질과 국제 영향력, 인재 관리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 비해 특히 좋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사회적 책임 부문이다. 지난해 업종 12위에서 올해 6위로 순위가 훌쩍 뛰었다.

현대중공업의 우수한 품질력과 글로벌 영향력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현대중공업은 1983년 세계 1위 조선업체에 이름을 올린 이후 단 한 번도 다른 업체에 글로벌 No.1 타이틀을 내준 적이 없다. 2000년대 이후 중국 조선업체들의 빠른 성장과 저가 마케팅으로 ‘왕좌에서 내려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컸지만 현대중공업은 이후로도 보란 듯이 타이틀을 수성하고 있다.

No.1 타이틀은 여러모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제품의 질이나 생산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타이틀 홀더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제품력이 어느 정도 공인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 영향력은 뒤따르는 덤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평가 기간에 보여준 현대중공업의 기술적 역량도 대단했다. 기술적 역량은 제품의 질과 국제 영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05년 세계 최초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함으로써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연 현대중공업이 지난해에는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업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발주된 360여 척의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가운데 102척을 수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최고 경쟁력을 가진 조선소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에서도 자체 개발한 전자제어식엔진과 에코밸러스트 등 최첨단 기술들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공업 분야에서의 역량도 뛰어나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현재 세계 엔진 생산량의 30%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로호 발사대 및 발사장, KTX 추진제어장치 및 주 변압기 등도 현대중공업의 작품이다. 기계 및 해양, 플랜트, 건설장비, 전자전기시스템에 이어 최근엔 그린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종합 중공업사로서의 경쟁력도 반석 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인재 관리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사원 교육 인프라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기능인력 양성기업’으로 유명하다. 사내 기술교육원에 용접, 배관, 판금 등의 세부 과가 있으며, 소속된 전문기술교사들이 전국 특성화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술연수를 실시, 미래 기능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에 4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MVP 포함 전원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지난 1978년 제 24회 국제기능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이번 대회까지 금 46명, 은 14명, 동 9명, 장려 19명 등 총 88명의 입상자를 배출했다. 출전 선수 가운데 무려 97%가 입상한 것으로 입상자와 금메달 수 모두 국내 기업에서 가장 많다. 현대중공업은 기술교육원 외에도 인재교육원이나 사내대학 운영 등으로 인재 관리 부문에 적극 힘쓰고 있다.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의 좋은 평가는 업황 부진에도 CSR활동을 꾸준히 유지했던 게 주효했다. 경쟁 기업들이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CSR활동을 많이 줄인 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렸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국내에서는 사회적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로 ‘사랑 장터’는 20년째, ‘사랑의 김장 담그기’는 23년째를 맞이했다. 금융위기에 시작해 올해 5년째를 맞은 ‘급여 우수리 기금’은 지난해 만료를 앞두고 다시 연장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해외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해 지역에도 꾸준히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008년 쓰촨성 대지진을 비롯해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브라질 대홍수 및 일본 대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를 입은 지역에 구호성금 및 장비 지원 활동 등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구호성금 20만 달러 및 복구 장비와 운용인력을 함께 지원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좋은 평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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