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군의관들은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이 가장 격렬했던 시기에 부상을 입고 사망한 병사 중 90%의 사인이 과다출혈이었다고 추정한다. 좀더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졌다면 많은 인명을 살릴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레브메덱스가 신개념 지혈 거즈인 ‘X스탯’을 개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사기 모양의 튜브에 압축 스펀지가 채워져 있는데 상처에 밀어 넣고 손잡이를 누르면 스펀지가 방출된다. 그러면 스펀지가 빠르게 혈액을 흡수·응고시키는 동시에 부풀어 올라 상처 부위를 채운다. 이렇게 단 15~20초면 완벽한 지혈이 가능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X스탯은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군대는 물론 경찰과 병원 등에서도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제조사는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과 함께 산후출혈 방지용 모델도 개발 중이다.
▶ 전쟁과 부상의 역사
400,000 B.C.
최초의 발사 무기인 나무 투창이 등장했다.
62,000 B.C.
아프리카에서 뗀석기(타제석기)가 등장하며 활과 화살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199 B.C.
로마인들이 절단수술 중 출혈을 막기 위해 압박 지혈대를 발명했다.
1044 A.D.
중국에서 질산칼륨, 유황, 밀랍, 기름, 식물 뿌리 등을 혼합한 최초의 화약이 발명됐다.
1475 A.D
유럽인들이 머스킷 소총을 개발했다. 개머리판과 방아쇠를 갖춘 최초의 화기였다.
1479 A.D.
독일 의사인 히에로니무스 브런슈윅이 총알 제거를 위해 황새부리 모양의 겸자를 발명했다.
1849 A.D.
한 프랑스군 장교가 머스킷 소총의 총알을 원추형으로 가공,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였다.
1867 A.D.
카복실산에 거즈를 적셔서 상처에 대면 세균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영국 외과의사 조지프 리스터의 논문이 발표됐다.
1881 A.D.
제임스 가필드 미국 대통령이 총상 부위를 더러운 손으로 만진 의사들 때문에 세균감염으로 숨졌다.
1884 A.D.
미국의 공학자 하이럼 맥심이 완전자동식 기관총을 발명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널리 쓰였다.
1928 A.D.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항생제를 발견했다.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건졌다.
1947 A.D.
구소련군 부사관이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AK-47 돌격소총 개발에 성공했다.
2005 A.D.
부상 병사 스스로 지혈을 할 수 있는 원핸드 지혈대가 개발됐다.
2012 A.D.
참전용사들이 총상에 의한 대동맥 출혈을 수초 만에 멈춰주는 팽창식 지혈대를 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