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오퍼먼은 미국 인기드라마 ‘팍스 앤 리크리에이션’에서 위스키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육류를 좋아하는 론 스완슨을 연기하는 인기 배우다. 그와 동시에 어질 적 농장에서 자란 숙련된 목공이기도 하다. 가끔씩은 직접 세트를 지으며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손에 굳은살이 박이는 일은 제 삶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Q+A]
드라마 속 론이 이런 대사를 하더군요. “이정도는 도가니와 토치, 와플 메이커만 있으면 어떤 바보도 만들 수 있어. 돈을 주고 사는 사람은 정말 미친 거지.”라고요. 개인적 성향이 캐릭터에 녹아들어 있나요?
제 삶의 여러 측면을 론에게 투영해 희화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드라마에서처럼 30분 만에 촛대로 결혼반지를 만들 능력은 없지만 LA의 제 작업실에서 직접 많은 것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업실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 작업실을 이용한지는 14년 정도 됐어요. 4~5명의 목공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죠. 온갖 기계들이 갖춰진 큰 방이 있는데 나무를 재료로 한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방 하나에는 목재들이 가득 차 있어요. 대형 식탁이든, 작은 반지 케이스든 뭔가를 만들 때는 그곳에서 적당한 재료를 찾습니다.
많은 발명가들이 작업장과 차고에서 혁신적 발명품을 만들고 있는데 목공이 발명과 유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지요?
저는 발명가들의 스마트함에 정말 놀랐어요. 두 장르는 완전히 다르다고 봅니다. 다만 목공도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해요. 중독성도 강하죠. 나무토막을 서랍장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공구와 인력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답을 찾으려면 발명가 수준의 두뇌 회전이 필요합니다.
숙련된 목수가 되기까지 많은 실패를 경험했을 텐데 그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아버지의 지하 작업실을 쫓아다니며 자연스럽게 목공기술을 배웠는데 7~8살 때쯤 첫 작품을 완전히 망쳤어요. 그때 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좋은 경험을 한거야. 실수하는 것만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길은 없단다.”
좋아하는 공구는 무엇입니까?
바퀴살 대패(spokeshave)에요. 예전에 나무로 마차바퀴를 만들 때 바퀴살을 깎았던 대패라고 해서 이렇게 부르죠. 구불구불하거나 특정 길이의 물건을 신속히 깎아낼 수 있어 정말 아끼는 공구랍니다.
일러스트의 포즈를 취할 때 노먼 로크웰이 그렸던 1920년 10월호의 표지를 흉내 낸 이유가 있나요?
제 삶이 그 표지의 일러스트와 비슷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간의 공간과 테이블톱(table saw), 바퀴살 대패, 그리고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게 없거든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이 점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노먼 로크웰 (Norman Rockwell) 미국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