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차 정비사의 진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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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소재 철도기업인 마운틴 레이니어 관광철도(MRSR)의 수석 정비사 스태시 파파스는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이다. MRSR은 북미 대륙에서 가장 많은 6대의 증기기관차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의 정비 상태를 감독하는 게 그의 업무다. 이외에 골동품 수준의 디젤-전기기관차 2대의 정비도 책임지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이 고물들의 생명연장이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다.



산업고고학을 전공해놓고 어떻게 이 직업을 갖게 됐나?
마야 문명 등 고대 세계를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처럼 산업 고고학자는 산업 유적과 유물을 연구한다. 당시 증기기관차에 대한 논문을 쓰던 중 과거 세상에서 살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관광철도 회사에 취업했고, 그곳에서 영화 ‘백투더 퓨처3’에도 출연한 ‘시에라 넘버3(Sierra No.3)’ 증기기관차의 보일러 제작에 참여했다. 이후 MRSR로 자리를 옮겼다.



평상시 어떤 일을 하나?
증기기관차의 대형 부품들을 제작한다. 우리 회사에 있는 1892년형 선반으로 기관차 바퀴를 만들기도 하고, 기관실의 화덕을 용접하기도 한다. 미리 이런 부품들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증기기관차를 원활히 유지·관리할 수 없다.



설명서 없이 수공업으로 제작된 증기기관차의 수리방법은 어떻게 파악하나?
본능과 분해 공학이 모두 동원된다. 과거의 기계공학자들은 경험에 의존했다. 직접 해봐서 죽어도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접근법도 동일하다.



지금껏 가장 어려웠던 수리는 무엇이었나?
개인적으로 소장 중인 증기기관차의 압력용기 부품 중 80%를 교체한 적이 있었다. 당시 지인들은 그 기관차는 다시 달릴 수 없으니 마당에 놓고 전시용으로 쓰거나 커피숍을 차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해내고 말았다.



당신처럼 독특한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말이 있다면?
모두가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분야에 뛰어들고 싶다면 그냥 뛰어들라고 하고 싶다. 그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몸값은 금값이 될 것이다.


3.86km 1804년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차가 첫 주행을 했을 때 평균 속도.



분해 공학 (reverse engineering) 분해 등을 통해 완성된 제품을 분석, 기본 설계와 적용기술을 파악하는 엔지니어링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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