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에 대해 얘기해볼까

Lets Talk About Text, Baby

업무 전용 메시지 앱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블랙베리와 경쟁업체들.
By Michal Lev-Ram


비비엠 BBM으로 알려진 블랙베리 메신저를 기억하는가? 한때 잘나가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개발한 이 모바일 채팅 서비스가 출시된 것은 2005년이었다. 비비엠은 블랙베리 스마트폰과 유사한 운명을 맞으며 점점 다른 경쟁 제품에 밀려났다. 서비스 개시 5주년을 맞은 와츠앱 WhatsApp-지난 2월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라는 놀라운 액수로 인수됐다-의 경우, 현재까지 누적 사용자 수가 4억 6,500만 명을 넘는다. 반면 9년이나 된 비비엠의 사용자 수는 8,500만 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블랙베리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큰 타격을 입은 이 캐나다 업체(지난해 59억 달러 손실)는 비비엠의 도움으로 다시 수익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 중심 모바일 메신저앱이 다수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와츠앱이 엄청난 금액에 매각된 사건의 후폭풍임에 틀림없다. 당연히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블랙베리는 비비엠의 서비스 대상을 넓히려 하고 있다. 우선 애플의 아이폰 및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사용자도 비비엠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곧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사용자에게도 서비스 될 예정이다). 블랙베리의 CEO 존 첸 John Chen 또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도록 비비엠의 데스크톱 버전을 출시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에 더해, 블랙베리는 암호화가 적용된 기업용 버전 이비비엠 스위트 eBBM Suite를 이번 여름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베리는 이 제품을 통해 한 번 더 기업고객 기반을 다지려고 한다. 블랙베리의 비비엠 비즈니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새드 화이트 Thad White는 “첫 단추는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러는 동안, 기업고객을 상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등은 협업툴을 개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 있다. 의료계 종사자를 위한 보안 메신저 플랫폼을 제공하는 타이거텍스트 TigerText나 최근 출시된 업무 중심 문자 메시지 서비스인 코탭 Cotap과 같은 중소업체들도 블랙베리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대안에는 한 가지 장점이 있는데, 바로 기업고객이 서버나 그 어떤 기반 하드웨어도 돈을 들여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코탭의 공동설립자이며 CEO인 짐 패터슨 Jim Patterson은 “그렇게 관리하는 기업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를 두고 벌이는 경쟁은 더욱더 치열하다. 와츠앱을 비롯해 가벼운 메신저 서비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탱고 Tango나 위챗 WeChat 등이 바로 그 예다. 이 서비스들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여러 운영체제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블랙베리는 이와 달리 지난 해가 되어서야 비비엠을 외부 운영체제에 공개했다.

메신저앱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빠르게 대중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좋은 홍보수단이 되기 때문이다(지난 4월 전 세계 와츠앱 사용자의 하루 전송 메시지 수는 640억 건에 달했다). 사람들의 눈이 머무는 곳에 매출을 올릴 기회가 있다. 가입비나 사용료, 그리고 상품 판매까지 가능하다.

블랙베리도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친구, 가족 직장동료 모두와 각각 대화할 수 있으면서도 보안이 뛰어난 단일 앱을 제공,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믿고 있다. 북미시장에서의 실패로 인해 다시 블랙베리의 사용자를 늘리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메신저앱의 기회는 결코 웃어넘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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