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외계로봇들은 공장에서 제조된 것이 아니다. 알처럼 생긴 포드에서 ‘해츨링(hatchling)’이라 불리는 유생시절을 보내며 성장한 뒤 다양한 신체적 능력과 개성을 가진 채 태어난다. 이는 기계류의 생산보다는 생물학적 생식 과정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인지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면 완벽히 동일한 사람이 존재치 않듯이 모든 오토봇과 디셉티콘은 성격과 외형이 다르다.
이 점에서 트랜스포머의 로봇들은 최근 주목받는 연구분야인 진화로봇공학의 산물로 보인다.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로봇의 개발과 행동패턴에 생물학적 원칙을 접목한다. 예를 들어 로봇이 빛을 향해 전진하는 등의 단순하고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에 임무를 입력, 유전적 알고리즘이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패턴을 생성하도록 한다.
미국 버몬트대학의 진화 로봇공학자 조시 본가드 박사는 이 알고리즘이 돌연변이, 자연선택 등 자연계를 모방하게 되면서 종종 놀라운 결과를 도출해낸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컴퓨터가 인간은 상상할 수 없는 형태로 로봇을 진화시켜 나갈 겁니다.”
실제로 이런 알고리즘은 소수의 부품과 모터만으로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물고기 같은 효율적 로봇들을 설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진화의 능력을 갖춘 로봇들은 언젠가 생물들의 적응력을 높여준 생물학적 다양성과 돌연변이의 혜택까지 누리게 될지 모른다.
이때가 되면 통제권을 벗어난 로봇의 진화가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위험한 로봇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 번식이 가능한 로봇은 그 자체로 통제 불능의 존재죠. 꽤 불쾌한 방식으로 인간을 놀라게 할 수 있어요.”
SF 데뷔: 생물학적 로봇
카렐 차페크의 1920년작 희곡 ‘로봇(R.U.R.)’은 공장에서 태어난 로봇 커플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아담과 이브가 되는 것으로 끝난다.
INSPIRED BY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4번째 작품.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인다. 새로 등장한 로봇 가운데 공룡을 닮은 다이노봇이 가장 눈에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