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과학

적란운에서 주로 생성되는 번개는 거대하고 강력한 스파크를 지상으로 내리치며 폭풍전선 속에서 만들어진 전하의 격차를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번개는 현대 기상학의 최대 수수께끼다. 그 비밀을 밝히고자 최근 과학자들은 재(ash) 기둥이나 외계행성 등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나는 번개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다.

생존 확률
일반적인 번개의 전압은 약 1억 볼트(V)다. 가정용 전기(220V)의 4만5,000배가 넘는다. 하지만 100년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번개를 맞은 사람의 30%만이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가 피부를 따라 흐르면서 중화상을 입히기는 해도 내부 장기를 건드리지는 않는 덕분이다

투명 번개
적란운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마선도 방출된다. 이 감마선은 열이나 빛이 없지만 의료용 X선보다 100배나 강한 방사능을 내뿜는다. 최근 이 투명 번개가 구름 속 불균형한 전하들을 분산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과학계가 적잖이 놀랐다.

외계 행성
외계행성의 번개는 관찰이 어렵다. 그러나 2009년 토성이 분점을 지나는 시기에 토성 고리의 빛이 약해지면서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번개의 촬영에 성공했다. 목성에서도 번개가 관찰된 바 있으며, 전파 데이터 상으로는 천왕성과 해왕성에도 번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그란 번개
‘기이한 구(bizarre orbs)’라 불리는 원형 번개가 2012년 과학자들에게 포착됐다. 미 국립폭풍연구소(NSSL)의 돈 맥고먼 박사에 따르면 폭풍이 불 때 관찰되는 이 번개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스펙트럼 분석 결과, 번개가 지면에 내리쳐 토양을 기화시킬 때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
이른바 ‘화산 번개(Volcanic lightning)’는 화산재 기둥 속 먼지입자들이 대기권의 얼음 결정과 충돌할 때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실체 규명을 위해 독일 연구팀이 실제 화산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화산재 기둥을 재현했는데, 먼지입자가 작을수록 번개가 잘 생성됐다.



27,760°C 번개의 온도. 태양 표면보다 5배 뜨겁다.
1.3㎝ 번개의 대략적인 굵기
800만회 하루 동안 지구에 떨어지는 번개의 숫자(평균치)



분점 (分點) 천구상에서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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