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에는 어떤 기업이 가장 존경받을까? 몇 가지 힌트를 살펴보자.
BY ANNE VANDERMEY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헤이 그룹 Hay Group의 마크 로열 Mark Royal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들의 공통점으로 훌륭한 브랜드 이야기, 매력적인 제품, 노련한 위기대응 능력을 꼽는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시기마다 유독 각광받는 ‘무언가(it)’가 있기 때문이다.
존경 받는 기업 순위가 처음으로 발표된 1983년(당시에는 미국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에는 IBM이 첨단기술 열풍의 최전선에서 노련하게 혁신을 추구해 1위를 차지했다. 90년대 후반에는 꾸준한 재무적 성과의 결과로 GE가 리스트의 꼭짓점을 찍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월마트가 가치추구를 윤리적 덕목으로 승화한 데 힘입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고, 2008년부터는 애플이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미뤄 볼 때, 존경 받는 기업의 ‘무언가’란 결국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을 끊임없이 재창조하려는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과거의 ‘무언가’를 정의하기도 쉽지 않지만, 미래에 어떤 특성이 각광받을지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다. 올해는 1~3위가 모두 IT기업(애플, 구글, 아마존)에 돌아갔고, 50위 안에 총 8개의 IT기업이 포함됐다. 그러나 IT업계가 앞으로도 좋은 평판을 유지하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SNS 업체들의 사용자 정보와 관련해 불거진 각종 우려와 IT기업의 가치평가 변동 폭이 크다는 사실은 장기적으로 업계의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
산업계 트렌드를 예측하는 아이비스월드 IBISWorld의 수석 애널리기업스트 앤디 브레넌 Andy Brennan은 다가올 20년에 대해 “단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기업(혹은 산업)이 새로이 순위에 진입하리라는 것뿐”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올해의 1~5위 기업 중 4곳은 10년 전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기업이었다(표 참조).
닐슨 Nielsen의 평판 관리 및 홍보 담당 수석 부사장인 로버트 프롱크 Robert Fronk는 ‘미국인의 74%가 자신의 개인정보 오남용을 우려한다’는 설문 결과를 인용하며, 사이버보안 업체들이 순위에 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마리화나, 특히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한 정치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판매업체들의 평판도 좋아질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밀려날까? 아이비스월드의 브레넌은 패스트푸드 업체를 지목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빅맥보단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맥도널드의 올해 순위는 22위로, 지난해보다 10계단이나 하락했다).
반면, 산업간의 경계를 허무는 업체들은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무인자동차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구글이 좋은 예다. “어떤 기업을 자동차 회사라 불러야 할까요?”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제임스 매니카 James Manyika 이사가 던지는 화두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포드? 테슬라? 구글?”이 말이 실마리는 아닐까. 미래의 존경받는 기업은 기존의 산업 분류에 적합하지 않은 기업일지도 모른다.
상세 분석 및 연도별 존경 받는 기업 순위는 포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업별 분포
컴퓨터, IT, 인터넷서비스, 소매 8
자동차 3
소비자 식품 3
일반 유통 3
초대형 은행 3
기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