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30대 그룹은 지금’] 현대차그룹

“환율 파고를 넘어라”
MK의 미국 현장경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자동차의 핵심시장인 미국을 방문했다. 자동차 업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장경영에 나선 것이었다. 정몽구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해 5월에 이어 15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유럽,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현장 경영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8월 5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캘리포니아 주 파운틴 밸리 시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신차 판매현황과 마케팅 전략 등을 점검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 판촉 공세를 강화하면서 현대·기아차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1,558만 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7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961만여 대가 판매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엔저효과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토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마쯔다, 미쯔비시)은 올 7월까지 모두 360만여 대를 판매해 미국 전체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는 6.8%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준중형, 중형차 등 주력 차급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과 주력 차급이 겹치는 현대·기아차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약 6% 증가한 올해 판매 목표 133만 대(현대차 74만 5,000대, 기아차 58만 5,000대)를 반드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차량인 중대형차 판매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대는 수익성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시장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가볍고 강도가 높은 고장력 강판이 대폭 적용돼 차의 기본 성능을 크게 높인 차”라며 “이러한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선전함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시장 중대형 차 판매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형차급 이상 판매비율은 53%였지만 올해 7월까지는 56%로 3% 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6월에는 62.3%를 기록해 올해 월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와 올해 각각 출시된 K7과 K9이 선전하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시장에서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카니발을 올해 10월경에,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될 신형 쏘렌토를 내년 1월에 출시해 판매 견인과 수익성 확대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미국판매법인 외에도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현지공장을 차례로 찾아 생산 차량들의 품질을 점검하고, 현대·기아차 미국 디자인센터를 둘러보며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향후 미국시장의 디자인 방향 등에 대한 브리핑도 받았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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