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POWERFUL WOMEN] 알리바바의 역동적인 듀오

ALIBABA’S DYNAMIC DUO

[글로벌 순위]
루시 펑 11
매기 우 12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유능한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루시 펑 Lucy Peng과 매기 우 Maggie Wu가 좋은 예다.
By Scott Cendrowski


월가가 알리바바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유일하게 떠들어대지 않은 것이 있다면 여성 고위 임원이 많기로 유명하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의 공동 창업자 18명 중 3분의 1이 여성이고, 막강한 파워를 지닌 새 파트너십 그룹 partnership group *역주: 창업주 마윈 등 20인의 회사 임원들이 이 그룹의 멤버이다 역시 여성 임원의 비율이 이와 비슷하다. 이 그룹은 이사진을 지명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한다. 회사 최고재무책임자 매기 우와 HR을 총괄하며 자회사 미소 금융 서비스 그룹 (Small and Micro Financial Services Co)-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Alipay를 소유하고 있다-CEO를 맡고 있는 루시 펑 역시 파트너십 그룹의 일원이다. 알리바바 최고의 여성 스타인 두 사람은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이들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규정상 공식 발언을 할 수 없다며, 포춘과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다음은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The Master of Complexity
난제의 대가

매기 우(46)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알리바바의 재무 구조를 능숙하게 감독함으로써 뛰어난 사업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이 회사 재무 구조는 전 세계 여느 IT업체보다 더 복잡할 것이다. 외국인들도 알리바바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역외 지주회사-여러 사업들이 미로처럼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를 관리하는 일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녀는 논란을 빚고 있는 알리페이의 분사(일부 주주들을 분노케 했다) 문제도 처리해야 한다.

이렇게 도전적인 일을 맡기 전에 우는 회계·컨설팅 전문 다국적기업 KPMG에서 역량을 쌓았다. 그녀는 지난 2007년 알리바바에 입사하기 전, 15년이나 KPMG에 몸담았다. 중국의 여행 사이트 시트립 Ctrip의 최고운영책임자 제인 제 순 Jane Jie Sun은 1990년대 중반 KPMG의 실리콘밸리 사무실에서 우와 함께 일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우가 야후나 넷스케이프 Netscape 같은 잘나가는 기업의 금융 전략 정보를 열심히 취합했다고 회상했다. “고객사의 사무실을 방문할 때마다, 우는 그들의 금융 전략을 매우 적극적으로 배우고 서로의 차이점을 비교했다.”

IPO 이후 그녀는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알리바바의 기업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개선하는 데 노력할 예정이다. 또 혼란스러운 알리바바의 인수 전략-최근 중국의 한 축구팀과 슈퍼마켓 운영회사를 인수했다-에 대해서도 해명할 계획이다.

이렇게 도전적인 일에 기꺼이 대응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우일 것이다. 그녀는 언제나 배우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The Humble Leader
겸손한 리더

한때 경제 교사였던 루시 펑은 중국에서 인터넷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 알리바바에 합류했다. 1990년대 말 영어 교사였던 잭 마가 항저우 Hangzhou 아파트에서 신생기업 알리바바를 운영할 당시, 그는 자신의 가치를 함께 공유할 전직 교사와 부부들을 고용했다(반드시 컴퓨터 기술자일 필요는 없었다). 젊은 교사였던 그녀는 이미 남편이 마와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알리바바에 매력을 느꼈다. 남편은 후에 알리바바의 자회사이자 중국판 이베이인 타오바오 Taobao라는 매우 유명한 회사를 경영하게 되었다.

펑(41)은 애당초 큰 성공을 기대하며 알리바바에 합류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중국 기업인 클럽(China Entrepreneur Club)에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과 그 무언가를 함께하는 자체를 즐겼다”고 말했다. 초창기 펑은 알리바바에 HR 부서를 만들었다. 10년 후 그녀는 알리바바 특유의 기업문화를 스타벅스와 비교했다. 그녀는 2009년 미국을 방문한 후 “스타벅스는 어느 지점을 가든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눈빛을 통해 그들이 서로를 동료라기보단 형제자매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알리바바에 소위 ‘엄마와 아빠(mom and pop)’ 모델을 도입했다. 그룹별로 이사 한 명이 팀워크를 촉진하고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 ‘엄마’ 역할을 하고, 또 다른 이사는 업무수행을 양적으로 평가하는 ‘아빠’ 역할을 하는 방식이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알리바바에서 일했고, 최근 회사의 초창기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양쯔강의 악어(Crocodile in the Yangtze)’를 제작한 미국인 포터 에리스먼 Porter Erisman은 펑을 매우 재미있고 소탈한 리더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언제나 핵심 집단의 일원이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차기 CEO로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되자, 그녀는 회사의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마 회장이 누구를 선택하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결국 다른 이사가 그 자리에 올랐다).

펑은 HR 부서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알리페이의 수장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알리바바와는 별도로 운영되며,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무려 5,200억 달러가량의 거래를 처리했다. 이는 페이팔 PayPal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마가 경영 경험이 없는 펑을 알리페이의 수장으로 앉힌 것은 그녀가 교사 시절부터 지켜왔던 겸손과 열정의 원칙 때문이었다. 에리스먼은 “마의 경영 스타일을 보면, 때때로 그는 기술이나 전문성보다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 실현을 더 중시한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가까운 한 이사는 “마는 펑을 정말 신뢰한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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