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최악의 주식 매수 타이밍

It’s the worst possible time to buy stocks

주식시장이 신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가라앉을 전망이다.
By Shawn Tully


현재 우리는 강세장의 가장 위험한 구간에 진입했다. 이 구간을 ‘강세장의 덫(momentum trap)’이라고 부르자. 탐욕이 이성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대침체기(Great Recession)에 주가가 바닥을 친 지 5년이 지났지만 주가는 잇따라 신고점을 경신 중이다. 지난 8월 26일, S&P 500이 역사상 최초로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 2009년 대비 거의 세 배나 올랐고, 2013년 이후로는 40%가 상승했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주식 투자를 망설였던 소심한 투자자들은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 조바심을 느끼게 된다. 강세장이 확실하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모건 스탠리 Morgan Stanley가 9월 초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밝혔듯이,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상승장의 중간에 서 있다. 2020년엔 S&P 500이 3000 포인트까지 도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에 올인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할까?

과도한 상승 분위기에 현혹되지 말자.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더욱 우려되는 주식 시장 기록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제외하고- 기본적인 사실은 변한 게 없다. 전에도 비슷한 경고를 한 적이 있지만, 주가는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채 계속 오르기만 했다. 밸류에이션은 이미 위험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가격대에선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역사적 평균치보다 훨씬 낮아진다는 것이다(채권 가격이 높으면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는 이치와 같다). 둘째, 과거에 항상 그랬듯이, 밸류에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 가운데 두 번째 시나리오가 훨씬 더 현실적이다. 때문에 지금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면 매우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

현재의 주식 시장이 왜 위험한지 이해하려면, 강세장 옹호자들의 논리적 결함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논리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지금의 높은 주가는 당연하고, 따라서 주식 투자는 매우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강세장 옹호자들은 주가수익비율이 더 높아져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주식이 다른 투자 수단인 채권보다 훨씬 더 멋져 보인다는 점이다. 주식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도 주식은 채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준다. 그러나 주식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을 앞설 때, 주가는 저렴해야 한다.

주식 수익률은 전통적인 주가수익비율(P/E)을 이익주가수익비율(E/P)로 환산함으로써 정해진다. 이런 계산방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가수익비율은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Robert Shiller가 만든 것이다. 그가 고안한 주가수익비율은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yclically adjusted price/earnings ratio·CAPE)이라고 불린다. CAPE는 10년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이익의 평균치 값을 구해 기업의 실질 장기 이익창출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익의 부침을 비교적 완만하게 나타낸다. 현재 CAPE는 25.7로 30년 평균치인 19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CAPE를 이익주가수익비율로 환산하면 대략 4%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미래에 배당금과 자본 소득으로 4%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물가상승률을 합하면 매년 6~6.5%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평균 연 10% 이상의 수익을 챙겨왔던 것과 비교하면 그렇게 높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 2.5%와 비교하면 괜찮은 수익률처럼 보인다.

이러한 분석은 위험한 가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금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평균보다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다. 1,69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운용 전략을 총괄하는 리서치 어필리에이츠 Research Affiliates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브라이트먼 Chris Brightman은 “현재의 관점은 ‘이번만은 다를 거야’라는 심리와 유사하다. 위험한 건 연준이 자금줄을 조이고 금리를 인상하면, 그와 함께 주가수익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1950년대 중반 이후 현재 수준으로 금리가 수년간 유지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어떤 피해가 나타날까? 주식시장 기록과 역사를 살펴보면, 큰 폭의 금리 상승이 주가수익비율의 역수인 ‘이익 수익률(Earnings Yield)’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가수익비율은 크게 줄어든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2.5%에서 2000년대 중반 평균치인 4%대로 오르고, 물가상승률이 지금과 동일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실러의 주가수익비율은 자연스럽게 25에서 18 가량으로 떨어지고 주가는 30% 정도 급락할 것이다.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가격은 이보다 훨씬 적은 13%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프 애스니스 Cliff Asness의 2003년 연구결과가 왜 주식투자를 조심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AQR 캐피털 AQR Capital의 공동 창업주로서 1,130억 달러를 운용하는 그는 1965년부터 2001년까지 매월 말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를 조사했다. 그리고 수백 개의 사례를 가장 낮은 금리부터 가장 높은 금리까지 5가지로 분류했다. 또 향후 10년의 S&P 500 수익률을 매달 계산했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5가지로 분류된 금리 가운데, 현재처럼 가장 낮은 금리로 시작한 달의 S&P는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향후 10년간 연평균 -2%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금리가 가장 높았던 달에 주식을 매수했을 때, 투자자들은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챙겼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반복되고 있다. 저금리가 주가수익비율을 부풀리는 반면 고금리는 고가의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가한다. 애스니스는 “지금 투자자들은 높은 주가수익비율에 베팅을 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에 부정적인 신호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실은 금리 인상 시점이다. 금리 인상은 연준의 경기부양책이 끝나거나, GDP 성장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때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증거들이 초저금리 때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주식 투자자들이여, 몸을 사려라.


“지금 투자자들은 높은 주가수익비율에 베팅을 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에 부정적인 신호다.” -클리프 애스니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