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최악의 직업] 상어 검시관

방송인 마이크 로는 오랜 기간 디스커버리 채널의 ‘더러운 직업들(Dirty Jobs)’을 진행하며 수백 가지 혐오스런 직업을 체험했다. 현재는 CNN의 ‘누군가 해야 할 일(somebody’s gott a do it)’을 통해 남들이 기피하는 일에 매료된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직업을 체험하고 있다.



당신이 경험한 최악의 직업은?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했었던 잡지 텔레마케터다. 판매성과가 좋아서 수입이 꽤 짭짤했지만 그냥 그 일이 죽도록 싫었다. 당시의 경험을 통해 잘 한다고 해서 꼭 해야 하는 건 아님을 깨달았다. 행복해지려면 뜨거운 열정이 필요하다. 성공 여부에 연연하지 않는 열정 말이다.



기피 직업들을 체험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결국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맨해튼의 고층빌딩들 옥상에서 목제 물탱크를 교체한 적이 있었다. 인부들은 아찔한 높이의 물탱크에 올라서서 하루 종일 대형 해머를 휘둘러야 하지만 자신을 단순한 건설 노동자라 생각지 않았다. 그 작업 덕분에 800만명의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하기는 싫다는 게 일반적 시각 아닐까?
그게 문제다. 사람들은 숙련공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기술이 필요할 뿐 대학 졸업장은 필요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학비융자를 받아서라도 대학을 졸업하려 한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해 놀더라도 말이다.



기피 직업만의 매력은 뭔가?
상어 검시관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그들이 어쩔 수 없이 그 직업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역한 냄새와 더러운 환경을 즐기고 있으며, 자신의 직업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음을 느끼고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부패한 상어 사체를 헤집어야 하지만 다른 직업의 소유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성취감을 안고 퇴근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뭘 말하고 싶나?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이 따로 있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행복해지려면 ‘좋은 직업’을 가져야한다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사고방식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확률을 스스로 낮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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