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RIKA FRY
illustration by JUSTIN METZ
하던 일에 염증을 느꼈을 때 니틴 줄카 Nitin Julka의 나이는 31세였다. 그는 클리블랜드에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그는 6년간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학교에 IT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2,000만 달러 규모의 업체다-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MBA 취득 후 그는 회사를 키우고 교육 관련 기술을 혁신하겠다는 꿈을 안고 이사를 감행했다. 이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변화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다”며 “다만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한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분야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그는 친구들, 친구의 친구들, 경영대학원 동기들, 심지어 먼 지인에게까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베이 에리어 Bay Area 기업들과도 연락을 취해 그곳에서 어떤 전문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30번이 넘는 통화 끝에,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신생기업의 제품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것이 줄카의 다음 단계 커리어로 적당하거나, 심지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는 업무, 업종, 그리고 지역까지 다 바꿨다. 사람들은 세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지 말고, 그중 하나만 변경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줄카는 대부분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다. 그는 분기마다 자신의 삶을 평가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재점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가장 특별한’ 자질 중 하나가 피드백에 대한 수용성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는 꾸준한 자기 발전을 위해 2010년부터 구글 문서 도구(Google doc)에 개인과 업무와 관련한 피드백을 일렬로 정리해왔다. 그리고 알림 설정을 해놓고 일주일에 한 번씩 그것을 읽었다. 그리고 줄카는 자신의 구직 활동 중 ‘비정상적인 부분’이라고 여기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60개의 목표 기업을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했다. 그중 일부 기업에 대해선 무려 60~80시간을 들여 조사를 했다(그는 이것이 ‘지나친 투자’라고 인정했다.) 그는 기업 재무에 대한 연례 보고서 10-Ks와 분기별 보고서 10-Qs를 읽고,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 Crunchbase에서 100개에 달하는 기사를 뽑아 탐독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 및 온라인 인맥을 활용하기도 했다. 구글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친구에게 코드에 대해 가르쳐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료 온라인 동영상으로 UX/UI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아내의 지원 덕에 5주간 실리콘 밸리에서 보낼 수 있었다. 집에 18개월 된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는 매일 3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났고, 48페이지 분량의 인터뷰 자료를 만들었으며, 일자리-많은 사람들이 그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를 얻기 위해 자신을 홍보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다행히 그의 노력은 천당에서 끝났다. 2013년 9월 그는 몇 곳으로부터 일자리 제의를 받았다. 그중 한 곳은 경영 대학원 교수를 통해 들어온 비조 Bizo라는 회사였다. 이 신생기업은 후에 링크트인 LinkedIn에 인수됐다. 줄카의 사례는 무모함의 연구감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의 기업가적 에너지와 노력은 현대판 벤 플랭클린 Ben Franklin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탁월했다. 물론 그가 극단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의 케이스는 오늘날 커리어를 쌓기 위해선 어떤 노력까지 해야 하는지 전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기업에서 어느 위치에 있든,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하든 기본부터 기업을 새로 세운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링크트인의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먼 Reid Hoffman과 벤 카스노차 Ben Casnocha는 2012년 시대 정신을 반영한 ‘당신이란 신생기업(The Start-Up of You)’ 저서에서 “모든 사람은 기업가”라고 쓴 바 있다. 오늘날 경제사회에서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선 이 같은 정신을 포용하고, 실리콘밸리의 공식-‘미래에 적응하라’와 ‘자신에게 투자하라’-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직장이 얼마나 편한지 상관없이 말이다. 자신이 창업자라고 상상해보라. 쉬지 않고 매일, 아니 몇 년을 일했을 것이다(쉬어본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날 것이다). 인맥도 미친 듯이 쌓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샌드 힐 로드 Sand Hill Road에서 유명 벤처 캐피털사와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만남도 가졌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이 순간을 위해 평생을 기다려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만들고, 홍보 연습을 하고, 대화 요지를 다듬는다. 마케팅 및 상품 전략의 세부사항까지 비판받을 준비를 한다. 심지어 해당 벤처 자본가의 취미까지 조사한다. 그러나 당신이 판매하려는 제품은 아주 뛰어난 앱이나 가장 성능 좋은 최신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이 아니다. 그 상품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이제 당신의 잠재적 후원자가 등장한다. 그녀는 “당신의 비교 우위는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 이어 빠르게 질문이 날아 온다.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시장은? 성장 기회는? 5년 계획은? 10년 계획은?… 여러분은 이렇게 커리어를 수치화해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따르라’ 같은 구세대적 방식은 이제 한계가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시리즈 A 같은 투자를 받을 일은 없겠지만, 구직자를 신생기업에 비유하는 건 일리가 있다. 자신을 신생기업이라고 간주한다면, 당신 내면에 있는 벤처자본가의 질문에 대답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벤처캐피털사인 제너럴 캐털리스트 파트너스 General Catalyst Partners의 매니징 디렉터 헤만트 타네자 Hemant Taneja는 “여러분은 목적의식, 진실성, 자기인식, 지적 성실성, 그리고 모호함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특성을 지닌 기업과 사람에게 투자하려 하고 있다. IT 신생기업 자이언트 픽셀 Giant Pixel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창업가 겸 엔젤 투자자 앨런 브레이버맨 Alan Braverman은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진로를 나는 뒤처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아르바이트 알선업체 태스크래빗 TaskRabbit (또는 벤처자본가)이 아니어도 직업 세계가 변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기술과 세계화, 그리고 기나긴 경기침체-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 헨리 파버 Henry Farber에 따르면, 이 기간에 미국인 6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가 기존의 고용 방식을 모두 바꿔놓았다. 기업들도 사업을 축소하고, 아웃소싱을 하고, 규모를 조정했다. 직원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도 줄였다. 이제 다시 늘리고는 있지만-딜로이트 Deloitte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5%가 증가했다-기업의 인재개발은 이제 사양 기술(dying art)로 취급받고 있다.
와튼 스쿨의 경영학 교수 피터 카펠리 Peter Cappelli는 “기업들도 인지하듯, 직원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훈련해 일단 유능한 인재로 키워놓으면, 다른 곳에서 채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자동화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제 로봇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수술을 하고, 뉴스 기사를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친애하는 노동자 여러분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여러분이 지금 꿈의 직업에 종사하든 아니든, 필요한 인재가 되기 위해선 계속 노력을 경주하고 더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예전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기술 발전의 가속화로 선호 기술의 반감기가 짧아졌다(예컨대 파이선 Python 프로그래머가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자바 프로그래머를 잠식하고 있다). 온라인 프리랜서 구직 사이트 이랜스 오데스크 Elance-oDesk의 CEO 파비오 로사티 Fabio Rosati는 “이러한 역학 구도 때문에 우리는 이제 ‘고용의 시대’에서 새로운 ‘고용 가능성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웹 사이트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930만 명을 포함해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제는 유동적이고 독립적인 기술 개체로 인식되고 있다. 현 세계에선 가장 빨리 적응하는 인재가 승리하게 되어 있다. 인재관리 솔루션 업체 콘 페리 Korn Ferry의 선임이사 빅키 스위셰르 Vicki Swisher는 경영진이 학습 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점차 더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것은 고용주들이 신입사원들에게 요구하는 중요한 특성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민함은 자기 자신이라는 기업-전에는 이를 커리어 경로(career path)라고 불렀다-에도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한 기업에서 계속 승진하는 것보다, 직업 세계의 미로 속에서 프로젝트, 직종, 회사, 업종, 그리고 지역을 종횡무진 하며 커리어를 쌓을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the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이 재직기간에 관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4년 6개월마다 일자리를 바꾸고 있다(만약 여러분이 2015년 주요 노동력이 될 새천년 세대라면 이 기간은 3년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선 상상력과 진취성, 그리고 약간의 배짱도 필요하다. 신생기업과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더 이상 기존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 이 역동적인 세계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벤처캐피털 회사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투자 담당자 마이크 애벗 Mike Abbott은 “불편함에 익숙해져라”라고 조언한다. 그는 창업가로 알려져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Palm, 그리고 트위터를 거쳐 벤처캐피털까지 지그재그형 커리어를 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항상 불편함을 추구해왔다. “그것이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길이다.” 프리-에이전트 free-agent *역주: 거대 조직체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미래를 책임지는 독립노동자 전체를 아우르는 말 국가와 개인 브랜드 구축이라는 개념은 벌써 20년 동안이나 존재해왔다. 지금도 DIY식 커리어 구축은 독립성을 촉진하는 디지털(그리고 기존 방식의 공유) 인프라에 힘입어 크게 발전하고 있다. 위워크 WeWork 같은 작업 공간 공유 사이트나 온라인으로 대학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코세라 Coursera 같은 대안 교육,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가장 수요가 많은 기술을 가르쳐주는 제너럴 어셈블리 General Assembly 같은 업체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줄카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유튜브와 구글도 강력한 자원이다).
요즘은 여러 온라인 플랫폼 덕분에 일용직부터 풀타임까지 다양한 형태의 채용 공고를 더 쉽게 낼 수 있게 되었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랜스 오데스크와 트러스티드피어 TrustedPeer 같은 사이트-대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를 통해 독립적으로 더 쉽게 공급망 관리나 법률 자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롭고 독립적인 노동력의 규모와 양상을 측정하는 데이터는 아직 중구난방이다. 1948년부터 직무 분류를 집계해온 BLS는 2014년 4월 기준 미국 내 프리랜서를 1,440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해 프리랜서 조합(Freelancers Union)과 이랜스오데스크가 의뢰해 이뤄진 연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임시직과 파트타임, 야간 근로자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프리랜서 수는 5,3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인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 회계감사원(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이 2006년 발간한 프리랜서 보고서에선 이보다 적은 4,260만 명으로 프리랜서를 추산했다. 수치가 보여주듯 일자리는 많다. BLS는 지난해 10월 기준 480만 개의 일자리가 공석이라고 밝혔다. 14년 내 최대치이다. 이 일자리 중 하나를 택해 여러분이 이미 종사하고 있는 직종에서 더 발전시키든, 아예 다른 직종을 찾든, 아니면 스스로 새로운 일을 개척하든 기업가 정신은 여러분의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다. 포춘은 니틴 줄카 외에도 다른 신생기업형 경제 주체인 30명가량의 전문가들-벤처 자본가, 고용 전문가 및 일자리의 미로 속을 잘 헤쳐나간 근로자들-에게 어떻게 자기 자신이라는 기업을 출범시킬 수 있었는지 물었다. 우리가 얻은 결론은 커리어의 가속 페달을 밟기 전에 다음 5가지 규칙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창업자 자리에 있다.
이익보단 성장을 선택하라
신생기업은 설립과 동시에 바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 한동안은 벤처자금에 의존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색해야 한다. 이 말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의 커리어 측면에선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단기 이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어떻게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38세의 래티프 잭슨 Lateef Jackson의 경우를 보자. 그는 29세 때부터 기업과 투자 부문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무급 인턴으로 사모펀드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이때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는 데 방해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라이언 홀리데이 Ryan Holiday의 사례도 비슷하다. 그는 19세 때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두 명의 작가 밑에서 일했다. 또 연예 기획사에서 인턴 경험도 쌓았다. 그는 “Y 콤비네이터* 역주: 아이디어 제안팀과 투자자들을 연결해주는 투자 플랫폼 업체에 등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내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기 위해, 인생의 2~3년을 바쳐 이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후 세 권의 책을 쓰고,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 American Apparel의 마케팅 부서를 이끌었으며, 스스로 마케팅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27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반드시 임금삭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앞으로 자신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의학을 전공하고 매킨지 McKinsey 컨설턴트로 일했던 버시 나라심한 Vas Narasimhan은 현재 제약회사 노바티스 Novartis의 국제 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 회사에서 7년간 일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다. 물론 전형적인 길은 아니었다. 사람들도 틈날 때마다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이 길을 택한 덕분에 올해 38세인 이 임원은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고, 다른 사람과는 달리 빠르게 적응하는 리더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회사보단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중시하라
멘로 파크 Menlo Park에 소재한 벤처캐피털사 NEA의 투자담당자 존 사코다 Jon Sakoda는 “결국 훌륭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좋은 스타트업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구직자들에게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처럼 아이디어가 아닌 사람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일터를 고르라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결국 여러분을 훈련하고, 때가 되면 다른 기회로 인도해줄 것이다. 그는 자신이 기업가 겸 벤처투자자가 된 건 모두 다른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따르다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 벤처 캐피털사 그레이록 파트너스 Greylock Partners에서 HR을 담당하는 댄 포틸로 Dan Portillo 역시 이 말에 동의한다. 그는 일자리를 택하기 전에 자신에게 두 가지를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실제로 누구를 위해 일하게 되는가?’, ‘이 사람이 내 커리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것인가?’ 그는 자신이 임원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모질라M ozilla의 전 상사 덕분이었고, 신생기업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도 그곳에서 함께 일한 오랜 친구들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넓은 인맥은 항상 도움이 된다. 가정용품 제조업체 프록터 앤드 갬블 Procter & Gamble과 매킨지에서 일했던 데이브 수마 Dave Summa는 2008년 바이오기술 회사 CEO에서 물러난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CEO 연합(CEO Alliance)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친구들은 그가 가진 열정과 전문성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게 해주었다. 그는 왜 기업들이 R&D와 상품 혁신에 그토록 많이 투자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그렇게 인색한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 초 동료들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이노베이션 Business Model Innovation이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나처럼 이 분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을 찾아라
벤처캐피털 데이터베이스 업체 CB 인사이트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신생기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니즈가 없는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현 시대에선 근로자들도 제품과 시장의 궁합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같은 새로운 경제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섬세한 시장 조사자가 될 필요가 있다. 올해 30세인 앤절라 이리재리 Angela Irizarry는 거의 우연한 기회에 이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클리블랜드 출신인 그녀는 오하이오 자산관리 회사에서 맡은 역할에 별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맡은 업무 중 일부만 좋아했는데, 특히 소셜미디어에 관련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녀가 자산관리 담당자로 승진하면서 끝나버렸다. 그녀는 야간에 일하면서 약간의 돈벌이를 더 하기 위해 오데스크(2014년 이랜스와 합병했다)에 등록했다. 이리재리는 당당하게 자신을 “소셜미디어 마케터”라고 불렀지만, 그와 관련된 일을 할 기회는 없었다. 처음 100개의 지원 서류에서 아무런 소득 없자, 그녀는 방향을 돌려 현장의 경쟁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누가 어떤 직업을 구하게 됐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연구결과를 참고해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에 지원, 경험을 쌓은 뒤 여러 분야에서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연구가 효과를 발휘한 셈이었다. 현재 이리재리-이제는 “통합 마케팅 스페셜리스트”라는 좀 더 화려한 타이틀로 자신을 지칭하고 있다-는 기존 시급의 거의 네 배를 받고 전 세계 클라이언트들을 상대하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신생기업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있다. 바로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호프먼과 카스노차는 신생기업이 ‘영원한 베타’ 모드라고 말한다. 사코다 역시 이 말에 동의한다. 그가 운영하는 NEA는 소프트웨어 업체 히어세이 소셜 Hearsay Social과 오파워 Opower의 초창기 후원기업이었다. 그는 “신생기업이 5년 계획을 보여주면, 내가 확신하게 되는 단 한 가지는 그것이 잘못된 계획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커리어도 마찬가지다. 성공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그냥 “빨리 실패”하는 게 더 낫다. 피드백을 구하고 변화를 꾀하라. 그리고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방향을 선회하라. 올해 54세인 에드 딜론Ed Dillon의 경우를 보자. 그는 10년 전 근무했던 시키고 부동산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회계를 전공한 그는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덕분에 부사장까지 오를 수 있었다.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건 큰 충격이었다. 그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몇 년을 보냈지만, 결국 에이전시를 통해 일을 얻었다. 그리고 자신만의 컨설팅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자신이 역동적인 일을 할 때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지금 과도기에 있는 회사들-현재 몸담고 있는 대형 로펌도 포함된다-을 상대로 자신을 홍보하고, 기업 조직의 변화를 관리하며 더 성취감 높은 커리어를 쌓고 있다.
자신을 알려라
모든 신생기업은 스스로 드러내야 한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동료들, 동종업계,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더 넓은 세계에 자신을 알려라. 물론 링크트인에도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계산된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보단 여러분이 누구이고 무엇을 실제 할 수 있는지 알리는 데 활용하라. 참여한다고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언제나 득이 된다(이런 정신에 따라 설립자들은 그들의 신생기업이 실패한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공유하고 있다). 올해 27세인 작가 겸 마케팅 전문가 홀리데이는 “어렵게 얻은 정보와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면, 그 대가로 여러분도 무언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41세인 채용 전략가 스테이시 도노번 자파 Stacy Donovan Zapar도 이 실감하게 되었다. 그녀는 몇 년 전부터 트위터에 구직 요령을 올려 왔다. 팔로어가 많아지자 블로그도 시작했다. 이 블로그 덕분에 그녀는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자파는 “지난 10년간 내 커리어에서 생긴 좋은 일들은 모두 소셜미디어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 링크트인에서 “가장 인맥이 넓은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현재 그녀는 의류쇼핑몰 자포스 Zappos와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 같은 유명 기업과 일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니틴 줄카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지난해 자신의 커리어 전환 경험을 온라인에서 공유했다. “어떻게 내가 5주 만에 실리콘밸리에서 제품 관리직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그는 이 일을 통해 개인의 브랜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는 이제 사람들이 성취감은 더 크게 느끼고, 스트레스는 적게 받도록 하기 위한 훨씬 더 야심 찬 방법-그는 “확장 가능한(scalable)”이라는 실리콘밸리 용어를 사용했다-을 강구하고 있다. 줄카는 “정작 나 자신은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에겐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커리어 경로(career path)’가 주로 외부 요소에 의해 결정됐다. 기업은 당신을 고용하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주었다. 승진 시기가 미리 정해져 있었고, HR 부서도 당신의 발전을 도왔으며, 채용 산업은 성공적인 커리어에 대한 정의를 더욱 공고히 해주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이제 여러분은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 앞으로 당신은 50세가 되기 전까지 11번 직업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후에는 주요 기업 업무의 절반 정도가 직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 처리될 것이다. 2020년이 되면 10명 중 4명은 독립적으로 일하게 된다. 진로가 마치 독립적인 미로들이 서로 엉켜있는 양상을 띠게 되면서, 일자리 자체도 광범위한 역할 개념에서 점차 구체적인 업무로 세분되고 있다. 이 같은 프레임 변화 가운데 일부는 흔히 생각하는 원인들로부터 발생한다. 바로 급속한 기술 변화와 세계화, 그리고 소원해진 노사 관계다. 하지만 새로운 원인도 있다. 많은 근로자들(새천년 세대, 여성,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베이비붐 세대 등)이 일과 삶의 관계를 재설정하길 원하고 있고, 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한다.
기업의 잘 짜인 계획에 따라 커리어를 밟는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불안감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려움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 21세기엔 스스로 커리어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목표를 중심으로 커리어와 개인의 삶을 디자인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인의식은 정확히 어떤 모습일까? 여기 여러분이 통달해야 할 5가지 핵심 역할을 소개한다.
미래학자
무엇이 앞으로 대세가 될지 예측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여러분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다. 그리고 여러분이 빅데이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같은 것들의 부상을 예측하긴 힘들기 때문에, 어디서든 통용되는 기술을 익히고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유명 기업에서 몇 년간 일하면서 전문적이고 청렴한 직업정신을 배워야 한다.
자기분석가
미안하지만, 21세기라고 해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든 일을 미뤄도 되는 건 아니다. 여러분은 커리어를 통해 진정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언제 그것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일(예를 들어 아이, 질병, 그 밖의 일상적인 사건 등)이 일어났을 때, 계획을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 여러분의 행동에 따라 경력도 발전할 수 있다. 더불어 일과 개인적 삶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기술 연마자
가장 선호되는 자질(컬래버레이션)과 분야(사이버안보)는 대부분 학교나 회사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때문에 단지 학위가 아니라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창의적인 사고도 물론 필요하다. 그리고 인턴십 같은 중간 커리어를 쌓아라.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에 통달한 사람 밑에서 견습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아니면 스스로 그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정보를 얻어라.
저널리스트
모든 사람이 500개의 링크트인 인맥을 보유한 시대에 인맥이 많다고 차별화되진 못할 것이다. 실질적이고 적절한 관계-훌륭한 저널리스트들이 취재원 및 독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는 신뢰감을 주고, 상대방은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분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스토리텔러
현재 여러분이 있는 곳과 앞으로 가고자 하는 곳을 연결해라. 미래의 상사는 비누를 홍보하는 여러분의 재능이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 데 어떻게 유용하게 쓰일지 생각해주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진로를 타당하게 만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길이 아닌 여러분 고유의 길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회사 한 곳을 선택해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탄탄대로를 따라 승승장구할 수 없게 되었다. ‘일자리를 찾는다’는 말은 이제 옛날 얘기다. 스스로 가치를 높여라. 회사가 여러분이 선택한 진로에 따라 역할을 만들어 주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의미의 커리어 성공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