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의 달인 래리 킹, 리스 광고에도 통했다

저명 MC의 유머로 풀어낸 현대캐피탈 광고‘ 눈길’

최근 광고 한 편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광고업계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토크쇼 형식의 이 광고는 미국의 전설적인 사회자 래리 킹이 게스트와 함께 리스의 장점과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래리 킹 특유의 입담이 잘 드러나‘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광고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자사의 신개념‘ 개인 리스’상품을 간략하고도 명쾌하게 부각하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왜 가치가 내려가는 물건을 자산 1순위로 꼽는 거죠?”, “어차피 값이 내려가고, 결국 팔 물건을 왜 소유하는 거죠?” 미국의 전설적인 토크쇼 사회자 래리 킹이 현대캐피탈 광고에 등장해 던진 말이다. 게스트로 등장한 경제학자 마이클 뱅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쇼가 끝난다. 이 광고는 현대캐피탈이 실제 래리 킹 쇼와 비슷한 형태로 제작한 광고 ‘bye, BUY hello, LEASE’ 1편 중 일부다. 디자이너, 록밴드가 초대손님으로 등장하는 2, 3편 역시 래리 킹과 게스트의 대화를 통해 리스에 대한 오해, 리스의 장점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밖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2편의 광고가 더 남아있다.

이 광고는 광고계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가 나간 후 대부분의 초기 시청자 반응은 ‘래리 킹과 아주 흡사한 광고모델일테지’였다고 한다. 그가 미국을 제외한 해외광고에 출연한 적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한 반응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마찬가지다. 정태영 사장이 취임한 2003년 이후 11년 동안 광고모델을 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래리 킹은 정태영 사장이 기용한 첫 광고모델인 셈이다.

래리 킹과 현대캐피탈이 인연을 맺은 과정은 이랬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한국에 ‘리스’ 문화가 급성장하면서 생기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하고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개인 리스’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거부감 없이 상품을 설명하기 위해선 토크쇼 형태로 광고 구성을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때 현대캐피탈 측에서 토크쇼 진행자로 낙점한 인물이 래리 킹이었다. 지난 2010년까지 25년 동안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닉슨 대통령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인터뷰해 온 그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 등 세계적인 명사들을 두루 자신의 쇼에 초대했던 토크쇼의 전설이자 달인이었다. 때문에 현대캐피탈 측은 래리 킹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과 위트가 기존의 구매 방식에 변화를 꾀하며 현대캐피탈이 새롭게 출시한 개인 리스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곤 광고 관계자가 곧바로 래리 킹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여태껏 그가 해외 광고에 등장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관계자들이기에 반신반의하며 답신을 기다렸다. 그러나 얼마 후 날아온 래리 킹의 회신은 단순하고도 놀라웠다. 이메일을 요약하면 ‘나 역시 20년간 리스를 이용하고 있다. 광고 촬영에 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래리 킹이 광고에 출연해 강조하는 ‘리스’의 강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래리 킹은 이 광고에서 게스트와 함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소유물’에서 ‘이용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의 속마음은 자동차를 오래 타기보단 3~4년마다 새로운 자동차로 교체하길 바라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이런 흐름은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장기 렌터카를 포함한 임대차량 성장률은 연평균 13%에 이르고 있다. 2,000년 630억 원에 불과했던 한국의 자동차 리스 취급액이 2013년 6조 4,000억 원대로 급증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 구매 시 저렴한 납입금, 차량 관리의 편의성,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 회피 등을 따지는 고객의 합리적 소비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리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은 소비자의 이 같은 기호 변화를 재빠르게 읽어냈다. 이제까지 자동차 리스 이용자는 대부분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였지만, 개인도 자동차 관리의 편리성, 세금혜택 등 리스의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 개인 리스 상품을 출시했다. 가령 2,802만 원짜리 싼타페를 선수금 15%(420만 원)를 내고 36개월 할부로 구매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월 할부금은 72만 원이다. 같은 차량을 같은 기간 리스로 이용하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월 리스료 44만 원만 내면 된다. 할부로 차량을 구매할 때 내야 하는 등록세, 취득세, 공채 등의 등록비용(187만 원)과 3년간의 자동차세(156만 원)까지 고려할 경우 총비용은 47%가량 저렴해진다(현대캐피탈의 개인 리스의 경우, 관련 세금과 등록비용이 모두 리스료에 포함되어 있다). 또 개인 리스 상품은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발생하는 세금납부, 차량점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약 종료 후 중고차 처분까지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차량과 관련해 신경쓸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자가용 번호판을 이용하기 때문에 렌터카 번호판(하, 허, 호)을 꺼리는 고객들에게도 이점이 있다.

이번 현대캐피탈 광고는 이 같은 리스의 이점과 새로 출시한 자사 개인 리스 상품의 강점을 토크쇼라는 새로운 광고포맷을 이용해 잘 설명하고 있다. 다수의 광고·금융 업계관계자도 이번 현대캐피탈의 래리 킹 광고에 대해 “흥미로운 인물을 내세워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짧고 명쾌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 평가했다.

“자동차 리스 취급액의 급성장은 자동차 구매 시의 저렴한 납입금, 차량 관리의 편의성,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 회피 등을 따지는 고객의 합리적 소비를 반영하고 있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현대캐피탈 할부금융 서비스

현대캐피탈이 독일과 브라질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영국, 중국, 미국, 캐나다에 이어 총 6개국에서 할부금융 비즈니스를 펼치게 됐다. 독일과 브라질 시장은 스페인 유력 은행 산탄데르와 공동진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산탄데르은행과 합작법인 현대캐피탈UK를 세워 영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산탄데르와 현대캐피탈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법인 형태로 금융컨설팅을 하고 있다.

산탄데르는 스페인계 은행으로 유럽의 대표 은행 중 하나이다. 소매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이 은행은 유럽 외에도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산탄데르와 합작해 할부금융사업에 진출한 현대캐피탈 영국법인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캐피탈의 지분이 50%, 산탄데르 소비자 금융 지분이 50%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캐피탈 측은 “할부금융 같은 해외 사업에 진출할 때 현지 상황을 고려해 현지 금융사와 제휴하거나 현지 사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진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유리한 진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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