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5] 총론 : 국내 최고 브랜드들의 브랜딩 성공 전략

최적화된 고객 경험 제공이 중요
“기성복을 벗고 맞춤옷을 입어라”

국내 브랜드들은 힘들었던 지난 한 해에도 꾸준히 성장했다. 50개 브랜드의 가치 총액은 지난해에 비해 7% 상승했다. 새롭게 톱50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도 5개나 나왔다. 모두 ‘최적의 고객경험’을 선사한 브랜드들이다. 포춘코리아가 인터브랜드와 공동으로 선정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50’의 결과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짚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50개가 선정됐다.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5’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먼저,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5’에 선정된 50개 브랜드의 가치 총액은 125조 원이었다. 전년 117조 원에 비해 7%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인터브랜드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의 가치 상승률은 6%였다). 50개 브랜드의 가치 총액은 시가 총액 대비22%(비상장주 제외, 2015년 2월 기준)에 해당한다. 무형자산인 브랜드가 기업 가치에서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걸 이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한번 구축된 브랜드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도 올해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상위 순위권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1~4위에 오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SK텔레콤은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발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3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삼성전자 7위, 현대자동차 40위, 기아자동차 74위).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세 브랜드의 가치 총액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68조 6,919억 원으로 전체 50대 브랜드 가치의 55%를 차지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여지없이 입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비해 11.4% 성장한 50조 9,715억 원, 현대자동차는 12.2% 성장한 11조 6,705억 원, 기아자동차는 11.3% 성장한 6조 500억 원, SK텔레콤은 1.9% 성장한 4조 5,357억 원으로 가치가 평가되었다. 전년에 비해 1계단 상승해 5위에 진입한 삼성생명보험(3조 1,274억 원. 전년대비 9.4% 성장)까지 포함하면 톱5 브랜드의가치 총액은 76조 3,550억 원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리스트에선 우리 경제에서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범 현대가 포함)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점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두 그룹에 속한 브랜드들의 가치총액은 전체 50대 브랜드 가치의 66%(82조8,424억 원)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두 그룹의 브랜드 수는 전년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전년 발표에서 8개 브랜드를 포진시켰던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전자(1위), 삼성생명보험(5위), 삼성화재해상보험(14위), 삼성카드(19위), 삼성물산(22위), 삼성증권(32위), 호텔 신라(35위) 7개 브랜드를 순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10개 브랜드를 리스트에 올렸던 현대차그룹도 올해엔 현대자동차(2위)와 기아자동차(3위), 현대모비스(17위), 현대카드(20위), 현대건설(23위), 현대백화점(29위), 현대홈쇼핑(48위), 현대캐피탈(49위) 8개로 줄어들었다.
두 그룹 소속 브랜드 중 올해 리스트에서 탈락한 곳은 삼성중공업(전년 46위), 현대중공업(전년 14위), 현대해상보험(전년 37위)이었다. 모두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중공업과 해운업에 속한 기업이다. 사업 성과(재무적 분석)를 주요 브랜드 가치 평가 요소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는 인터브랜드의 방법론이 잘 드러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산업군별로 나눠본 브랜드 가치 성장률에서도 나타났다. 50개 브랜드를 11개 산업군으로 분류해 본 결과 에너지 산업 부문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에 비해 13.9% 하락했고, 이번에 탈락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속한 B2B 산업 부문은 1.4% 오르는 데 그쳤다.

브랜드 가치 상승률이 가장 높은 산업군은 소매유통 부문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33%나 성장했다. 이번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리스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브랜드 5개 중 3개가 바로 소매유통 부문에서 나왔을 정도다. 코웨이와 신세계백화점, 한샘이 그 주인공들이다. 소매유통 부문에 속한 브랜드들은 인터넷쇼핑, 홈쇼핑, 모바일 쇼핑을 결합한 다중채널 형태로 고객 접점을 대폭 확대했다.

두 번째로 성장률이 높았던 부문은 생활용품산업으로 브랜드 가치가 16% 성장했다. 생활용품 부문의 성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이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30.5%나 성장해 이번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브랜드로 조사됐다.

세 번째로 성장률이 높은 부문은 IT·전자 산업으로 12% 상승했다. 이 부문에서도 다음카카오가 새롭게 리스트에 진입했다. 이번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브랜드에는 식음료산업 부문의 롯데칠성음료도 있다.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새롭게 진입한 5개 브랜드들은 고객 경험을 중시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 대표적인 기업들이라 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합병작업을 완료한 뒤 2014년 10월 1일 자로 공식출범하며 IT업계 강자로 급부상했다. 코웨이와 한샘의 등장은 고객 접점에서 최적화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코웨이는 정기적인 사후 관리, 지속적인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디 서비스로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했다. 한샘은 주문부터 운반·설치·사후서비스까지 모두 맡길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도 신세계백화점과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숙한 제품 브랜드와 유통채널을 통해 우리 일상생활 속에 더 깊숙이 다가왔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었다.

올해 선정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50' 중에는 특히 눈에 띄는 브랜드도 있다. 극심한 사업 환경 악화를 겪고 있는 'B2B'산업 부문에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LG화학이다. 고객과 직접 스킨십을 하지 못하는 B2B 브랜드지만 LG화학은 자사 제품들을 생활 곳곳으로 밀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터브랜드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선 거시적인 브랜딩 전략뿐만 아니라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터브랜드가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를 통해 선정한 화두는 ‘최적의 고객 경험 제공’을 통한 브랜드 자산 구축이었다. 고객 개인별로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하는 앤디 페인 Andy Payne 크리에이티브 총괄사장은 “인터브랜드는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관리 역량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많은 관심이 있다”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대중을 위한 제품판매나 기업이미지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개인 고객 한 명 한 명을 중심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개인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5’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높은 브랜드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있었다. 매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선정하는 이유는 한국 브랜드의 위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다양한 장점들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번 ‘베스트코리아 브랜드 2015’ 발표가 한국 기업들이 성공적이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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