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 그랜딘

질병에 강한 동물을 기르는 방법

1990년대 미국의 유명 동 물학자인 템플 그랜딘은 축산업계에 동물 복지 및 식품 안전성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그렇게 오늘날 북미 지역의 소 절반이 그녀가 고안한 시스템을 통해 도축되고 있다. 현재 그녀는 또 다른 과제에 눈을 돌렸다. 수십년간 이어진 과도한 선택교배의 피해를 복구하는 게 그것이다.


현재의 동물 교배와 관련해 많은 요소들이 제가 ‘생물학적 시스템 과부하’라고 칭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예컨대 사람들은 동물들이 건강상 문제가 생길 때까지 무리하게 선택교배를 합니다. 닭만 해도 계란 생산량을 늘리고자 과도한 선택 교배를 당한 끝에 골화석증에 시달리게 됐어요.

계란에 자신의 칼슘을 너무 많이 빼앗겨 뼈에 가야할 칼슘이 부족해지는 거죠. 최근 돼지 등 여러 동물들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새끼를 많이 낳은 개체일수록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낮았습니다. 이 점에서 최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류 독감도 야생동물과는 다른 가축의 유전학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요.

실제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야생 오리는 조류 독감이 유행해도 괜찮지만 가축화된 칠면조의 치사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가축들의 저항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우리가 우유 소비량을 줄이면 2년만 살고 죽어버리던 젖소도 4년 동안 건강하게 살면서 젖을 생산할 수 있어요. 이제는 최대 생산이 아닌 최적화된 생산을 해야 해요.

이것 말고도 해결이 필요한 문제는 또 있어요. 대다수 사람들이 축산업계의 실무를 너무 모른다는 점이에요. 정책 결정자들조차 본인들의 결정이 정확히 뭔지 모르고 있죠.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 육류를 예를 들어볼게요. 듣기에는 그럴싸하죠. 하지만 에너지 효율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에요. 온혈동물들은 살아가는 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길 원하나요? 그렇다면 껍데기 없는 가리비는 왜 만 들지 않는 거죠? 우리들은 대중에게 현실과 실재를 보여줘야 해요. 그래야 근 본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요.”



4,100마리
2014년 12월부터 2015년 6월 사이 미국 내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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