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 RIDE] 뉴 A7 50TFSI

아우디의 멋쟁이 스프린터 스타일·실용성·성능 모두 잡았다

아우디코리아가 강화된 파워트레인과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뉴 A7 ’을 내놓았다. A7은 아우디를 대표하는 4도어 쿠페모델이다. 매끈한 라인을 지닌 A7은 세련되고 우아한 게 특징이다. 뉴 A7은 유로 6 환경 기준을 만족하는 TDI 디젤 엔진 2종과TFSI 가솔린 엔진 4종으로 출시됐다. 3리터 가솔린 V6 슈퍼차저 엔진*을 단 A7 50TFSI를 만나본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한 눈에 보기에도 스포티한 느낌이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아우디 A7 50TFSI는 납작 엎드려 있었다. 출발 대기 선에서 준비 중인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A7 50TFSI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찬찬히 바라봤다.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지막한 차체 앞에서 트렁크까지 우아하게 선이 이어졌다. 뒷바퀴를 감싸는 휠하우스는 볼륨감있게 튀어나와 엉덩이 부분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었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문을 열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차 문에 유리창을 감싸는 틀이 없어 깔끔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A7 50TFSI는 낮고 넓은 차체에 과하지 않게 주름 잡힌 곡선에서 클래식 스포츠카 느낌이 묻어났다.


프리미엄 4도어 쿠페
아우디 A7은 200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스포츠백 콘셉트’라는 콘셉트카로 데뷔했다. A7이라는 양산형 이름을 단 건 2010년 정식 출시되면서부터였다. 국내에는 2011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나온 ‘뉴 아우디 A7’은 첫 번째 부분변경 모델이다.

A7은 문이 네 개 달린 쿠페 모델이다. 일반적인 쿠페는 문이 두 개다. 때문에 A7은 쿠페 모양을 한 스포츠 세단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고 날렵한 외형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천장에서 뒷유리를 지나 트렁크로 매끄럽게 이어지다가 뚝 떨어지는 라인은 자신이 쿠페에서 태어났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냈다. ‘뉴 아우디 A7’은 길이x너비x높이(mm)가 각각 4,984x

1,911x1,420로 이전 모델보다 15mm 길어졌다. 이곳저곳 더욱 스포티하게 생김새를 꾸몄다. 조금 더 단정하고 뚜렷해진 6각형으로 생긴 라디에이터그릴(아우디는 이를 싱글프레임그릴이라고 부른다)이 먼저 눈길을 끈다. 커다란 공기 흡입구와 범퍼, 사이드실, 테일 램프, 디퓨져, 납작해진 머플러 팁 등으로 자신이 잘 달릴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알리고 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LED 헤드라이트는 기본으로 달고 있다. 굽은 밤길을 요리조리 알아서 밝혀주는 똘똘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선택품목으로 장착할 수 있다.

문을 열어 운전석에 앉았다. 아우디답다. 깔끔한 디자인에 잘 배치된 조작 버튼들이 운전자를 감싼다. 실내는 랩어라운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쉽게 말해 문짝과 대시보드를 동그란 형태로 연결해 탑승자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디자인이다. 이 디자인은 진짜 나무로 만든 패널과 가죽 때문에 더 빛이 난다.

이번 A7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가 모든 모델에 달려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MMI(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는 내비게이션과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함께 연동시킨다. MMI를 편하게 조작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뭔가 있어 보이는 통합형 멀티미디어 버튼을 너도나도 탑재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탓일 수도 있지만, 직관적이고 빠른 조작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실내 이곳저곳을 살펴보다 멋진 걸 하나 발견했다. 트렁크 리드에 달린 리어 스포일러 버튼이다. A7은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면 리어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올라온다. 손으로 버튼을 눌러 리어 스포일러를 올리고 다닐 수도 있다.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이 장치는 고속주행 시 양력 꼬리 쪽에서 발생하는 와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스피커에는 보스 마크가 새겨져 있다. MMI를 이리저리 돌려 스피커가 내놓는 소리를 들어봤다. 음장효과를 선택할 수 있었다. 소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도 라이브 효과에 맞춰 듣는 훌륭한 소리의 차이는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A7 TFSI를 더 사랑스럽게 만드는 배려가 느껴졌다.

뒷자리 머리 공간이 조금 낮지만 실내 공간은 전체적으로 여유롭다. 트렁크 내부도 튀어나온 곳 없이 반듯하고 깊어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다. 뒷좌석을 접어서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도 있다.


경제성 살린 달리기 성능
A7은 일반 세단보다 운전석 위치가 낮다. 도로에 달라붙어 속도감을 느껴보라며 충동질을 해댄다. 전동으로 운전석을 움직여 자세를 잡았다. 각도와 앞뒤 거리를 조정할 수 있는 운전대 덕분에 운전 자세가 한결 편하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묵직한 V6 엔진음이 들려오면서 계기반이 붉은색으로 물든다. A7 50TFSI는 3리터 V6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을 달았다. 최대출력은 333마력으로 이전보다 23마력 더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44.9kg.m다.

달릴 준비를 끝낸 A7 50TFSI가 움찔거린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엉덩이를 일으키고 튀어 나간다. 엔진음이 듣기 좋다. 방음처리도 매우 훌륭하다. 어지간해서는 쥐어 짜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시내 주행에서 A7 50TFSI는 연비를 중시하는 요즘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차 중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을 달았다. 좋긴 하지만 A7 50TFSI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기능을 꺼버리고 달렸다. A7 50TFSI는 역시 달려야 하는 차다. 연비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주행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선 A7 50TFSI는 육상 선수로 돌변했다. 8단 자동 변속기가 분주히 기어를 맞물리며 부드럽고 빠르게 A7 50TFSI를 움직였다.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은 저회전 영역에서도 두터운 토크를 꾸준히 뽑아냈다. 엔진 회전수를 많이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힘이 나오는 엔진은 꼬리에 따라 붙는 차들을 쉽게 따돌렸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와 결합한 엔진은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성능을 5.1초로 당겨 기존 모델보다 0.7초 단축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준족이라 하기에 충분했다. 주행 스타일에 따라 운전 반응을 달리할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도 달려 있었다. 선택 가능한 운전 모드는 이피션시(efficiency), 컴포트(comfort), 자동(auto), 다이내믹(dynamic), 개인맞춤형(individual) 등 5가지. 각 모드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이 다르게 반응했다.

아우디하면 콰트로다. 최근 아우디 일부 차종에선 콰트로를 탑재하지 않은 모델들도 선보이고 있지만 A7 50TFSI는 정통을 따르고 있다. 콰트로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은 주행 시 동력을 앞바퀴 40%, 뒷바퀴 60%로 배분한다. 미끄러운 도로는 물론, 주행 중 급커브를 만나거나 갑작스러운 장애물 출현 등 돌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조작하는 대로 차량이 반응한다.


현실적인 틈 새 모델
A7은 멋쟁이 스프린터다. 스타일과 실용성, 동력 성능을 절묘하게 버무렸다. 출퇴근 길에선 멋을 내며 타다가 주말이 되면 레저 장비를 싣고 교외로 떠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A7은 틈새 모델이 분명하다. 하지만 수요가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 있는 모델이다. A7 판매 국가 중 한국은 판매량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모델 가격이 8,00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지난해 국내에서 2,652대가 팔렸다. 아우디는 특히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디테일이 살아있다. 여기에 가능한 편의장비를 최대한 싣고 있다. 4륜구동(콰트로) 승용차라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욕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우디는 달라진 시장에 대응하는데도 적극적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 시장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해 서울에서 새로 등록한 승용차 10대 중 1대는 수입 브랜드였다. 강남거리에 보이는 벤츠, BMW, 아우디는 쏘나타만큼이나 흔하다. 흔해진 프리미엄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새로운 형태와 콘셉트를 가진 차량이다. 쿠페 모습을 한 세단이나 SUV를 내놓았고 세단과 SUV를 버무려 놓기도 했다. 이들 차량은 정통 중대형 세단만큼 판매율이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기존 차량과 차별화한 상품성을 내세워 특별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한 대중차 브랜드를 따돌리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최근 아우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장 변화를 한 발 앞서 감지해 신차를 개발한 노력이 있었다. A7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 스타일과 실용성 모두를 놓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차가 바로 A7이다.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뉴 아우디 A7 40TFSI 콰트로’가 7,800~8,280만원, ‘뉴 아우디 A7 50TFSI 콰트로’와 ‘뉴 아우디 A7 50TDI 콰트로’가 8,950~9,840만 원, ‘뉴 아우디 A7 55TDI 콰트로’가 9,440~1억410만 원이며, 고성능 모델인 ‘뉴 아우디 S7’는 1억3,400만 원, ‘뉴 아우디 RS 7’은 1억6,490만 원이다.


*슈퍼차저 엔진: 엔진의 출력 축에서 벨트 등을 통해 동력을 공급받아 압축기(컴프레셔)를 구동하고 공기를 압축해 엔진에 공급한다. 슈퍼차저 엔진은 배기가스를 이용하는 터보차저에 비해 저속에서 높은 토크를 얻을 수 있고, 터보래그 같은 응답 지연 현상이 거의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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