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사진)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의 해외 투자자금 일부를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자산운용산업 국제화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연기금 해외 자산의 일부인 5조원 정도를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패시브펀드부터 실력을 키워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운용하는 해외 자산이 약 180조원으로 여기서 발생하는 운용 수수료는 7,000억원 정도"라며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참여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내 자산운용사들 스스로도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투자에서 소외된 것은 연기금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운용업계가 준비가 안돼 있고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등에서 경험이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회장은 한국이 자산운용 중심지(허브)가 되려면 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국내에 현지법인을 만들고 싶어 할 정도의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국내에 법인을 차리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를 받고 각종 규제로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차단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며 "물론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그들과의 경쟁을 불편해하겠지만 그게 무서워 계속 닫고 있겠다면 자산운용 허브와 같은 얘기를 꺼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