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닿으면 살이 녹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유해독극물로 지정된 고농도 염산이 아무런 제재 없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대규모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런 위험물질이 공공연하게 팔리고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논란에 환경부 또한 유해 독극물 판매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지이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없는 게 없다는 오픈 마켓, 상품 검색창에 염산을 쳐봤습니다.
판매상품으로 등록된 고농도 염산 목록이 쭉 나타납니다.
심지어 강력한 산화제라고 적혀있습니다.
35% 고농도 염산의 경우 테러 등 원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유해독극물로 지정돼 있지만 이곳에서는 일반 상품처럼 팔리고 있습니다. 결제도 손쉽고, 구매 수량에도 제한이 없습니다.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상품평도 ‘강추합니다’, ‘싸게 잘샀어요’ 등 호평이 줄을 잇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독극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경악한 상황.
부랴부랴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한 11번가는 자신들은 중개업자일 뿐, 판매자의 책임으로 떠넘겼습니다.
[인터뷰] 11번가 관계자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염산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해놓은 것이 아니라 소독약이라든지 판매자분께서 다른 카테고리로 등록해 판매를 하신 것 같아요.”
아울러 홈페이지에 워낙 많은 제품이 등록되다 보니 모든 제품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11번가 관계자
“드라이기 하나만 봐도 3,000개 정도가 되는데 MD가 직접 한개 한개 전부 검수를 할 수는 없지만 판매하지 못하는 제품 키워드가 있어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기는 해요.”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한 유해 독극물 판매로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환경부는 11번가의 고농도 염산 판매와 관련해 유해독극물 유통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화학물질관리법 제 40조 사고대비물질 관리 기준에 따라 실험 연구 용도가 아닌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이력을 조사해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환경부 관계자
“11번가 같은 경우에는 중개업을 하잖아요. 11번가가 확인을 해야죠. 실험연구용이 아닌 일반개인에게는 팔지 못하는 제품이니깐… 해당 청에다가 온라인 (유해화학물질) 불법 유통 단속을 12월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에 포함해서 조사하라고 시달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염산의 시중판매 금지와 유해화학물질 불법구매자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서명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체에 위협적인 고농도 염산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리면서 범죄 악용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해 독극물 판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진 / 영상편집 박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