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체 대우로지스틱스의 공개 매각 본입찰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같은 물류업체 매물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둘러싼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현대백화점그룹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블루오션 사모펀드(PEF)와 출자자(LP)인 KDB산업은행(옛 정책금융공사), 행정공제회 등은 매각 본입찰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는 것에 합의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1998년 설립된 물류·해운업체로 블루오션 PEF가 2011년 지분 73.3%를 1,210억원에 인수했다.
블루오션 PEF의 최대 출자자인 산은의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현재로서는 대우로지스틱스의 인수후보를 끌어들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수전 흥행을 위해서라도 본입찰 일정을 지연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3위의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 KTB PE는 지난달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현대백화점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인수가격을 놓고 한 달 넘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쪽은 4,700억원을 제시했으나 KTB PE는 5,000억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KTB PE와 현대백화점의 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경우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일정도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대우로지스틱스는 6월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시장에서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탓에 이달 하순께로 일정을 연기했다. 동부익스프레스가 갑작스럽게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루오션 PEF의 운용사(GP)인 NH투자증권, 카무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산은 등 출자자는 일단 대우로지스틱스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우로지스틱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4% 늘어난 194억원을 달성하고 매출액도 6.3% 증가한 3,203억원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에서 대우로지스틱스의 인수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점도 매각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2,000억~2,5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