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폰·구내통신 등/별정서비스 등장/장래 예측못해 ‘관망’통신업체들이 IMF 체제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업체들은 특히 내년에 통신시장이 개방되면서 몰려올 외국업체들의 움직임과 새로 허가되는 인터넷폰·구내통신사업·콜백서비스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의 등장에 따른 경쟁 등 시장변수가 많아 계획 수립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업체들은 예년의 경우 이맘때면 익년도 사업계획을 마무리지을 시점이지만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이미 세워두었던 중장기 계획마저 전면 수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 내년 3월로 미룬 채 현재는 내년 3월까지의 임시 계획만 수립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는 등 상황이 워낙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또 지난 9월에 작성했던 99년까지의 중장기 계획도 최근 전면 백지화했다.
경영기획실 조민래 이사는 『내년에는 부도업체들의 이동전화 가입 취소와 경기 위축에 따른 신규 가입자 축소 때문에 가입자 증가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며 『최소한 내년 3월이 돼봐야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아 내년도 사업계획은 3월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당초 내년도 총 투자규모를 2조원으로 잡았으나 5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PCS는 내년에 각각 6천5백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었으나 자금조달을 걱정하고 있다.
한통프리텔의 허인무 기획총괄담당이사는 『14% 정도였던 국내 금리가 내년에는 18∼20%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상업차관 도입마저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순조롭지 못할 것 같아 자금마련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통프리텔과 한솔PCS는 최근 양사가 망연동에 합의함으로써 예상되는 2천억원의 절약분을 당초 기지국을 추가 설치하는데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세기통신도 내년 투자계획을 6천∼7천억원으로 잡았으나 약 30% 축소키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내년 상반기에 2천억원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자금난에 직면하고 있는 주주사들의 반대로 실현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자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솔PCS도 내년에 1천4백억원을 증자, 자본금을 5천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99년까지의 중기 투자계획을 세웠으나, 최근 증자가 쉽지 않다고 보고 사업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