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산업] 노령사회 황금알로 뜬다

매년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6.8%인 302만명(99년1월 현재)에 이르고 있다. 노령인구가 증가하면 당연히 성장하게 되는 산업이 실버산업이다. 때문에 이 분야는 앞으로 황금알을 낳을 확률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정보통신산업, 건자재산업과 함께 미래의 최고 성장상업으로 실버산업을 지목하고 있다.실버산업 분야는 노인용 요실금팬티를 판매하는 의류사업부터 의료기 제조업, 노인전용 스쿠터 판매, 노인전용 여행상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종류의 범위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노인용 일상 생활용품의 제조·판매만을 실버산업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노인전용 주택단지 건설도 포함되는 덩치 큰 산업이다. 우리나라 실버산업은 외국에 비해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수준. 올해 5월 처음으로 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실버산업전시회」가 개최되는 등 실버산업이 막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세계를 주름잡는 실버산업분야도 있다. 노인용 보청기와 보행 보조기는 노인복지 환경이 좋은 노르웨이와 북유럽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실버상품들의 주류는 수입품. 자연 가격도 비싼 것이 사실이다.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국내 중소기업들은 실버용품의 국산화에 하나 둘 성공하고 있다. 미끄럼 방지용 노인신발과 노인용 기저귀도 그런 품목 중 하나다. 보청기는 이미 국산제품이 보편화되었다. 간단한 마사지기와 보행보조기 등도 널리 판매되는 국산 실버용품이다. 제약분야에서도 국내 실버산업의 싹이 움트고 있다. 실로암 식품(회장 정창현)은 지난해 11월 노인을 위한 치매 치료제 전문 벤처기업인 「하이텍팜」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원광대 한의학 교수들과 공동으로 치매단이라는 한방치료제를 만들어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기업들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실버산업 분야에 많이 진출해 있다. 하지만 이미 실버산업의 가능성을 눈치챈 대기업의 진출이 속속 줄을 잇고 있어 이 분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의 진출 분야는 덩치가 큰 사업들이다. 퇴직 공무원과 교원, 군인 등 고소득 연금 수혜자, 고소득 전문직 은퇴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대기업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건설업체인 경남기업이 노인전용 주택단지인 「경남시니어타운」분양에 성공하면서 실버산업 특히 실버주택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는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생명도 이미 사내에 실버팀을 구성, 용인에 2001년 완공을 예정으로 「노블카운티」의 건설을 시작했다. 현대건설, 엘지건설도 실버 산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UN에서 고령자의 기준으로 삼고있는 65세 이상의 우리나라인구는 현재 300만명. 10%정도인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2050년 까지는 20%에 이른다는 것이 통계청의 전망이고 보면 실버산업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규모도 이미 지난해 16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2000년에는 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소의 변재관박사는 『노인주택건설 사업에 치중된 현재의 실버산업이 노인을 위한 일상용품, 건강상품 등으로 품목 다변화에 성공만 한다면 이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둔 학생들에게 진학상담을 해주는 전문가들이 노인문제를 다루는 실버산업 관련 학과가 유망하다고 조언해 주고 있는 것을 보면 실버산업은 그야말로 성장잠재력이 넘치는 분야이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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