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연쇄 도산사태에 이어 개인부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부도의 주요 지표인 가계수표 부도율이 올들어 8월까지 3.78%를 기록, 지난 93년의 1.33%와 비교할 때 5년만에 3배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약속어음, 당좌수표, 자기앞수표 등을 포함한 총 어음부도율이 0.65%인 점을 고려하면 가계수표 부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계수표 부도율은 90년들어 92년까지 1%를 넘지 않았으나 93년 1%를 돌파한 후 94년 2.54%, 95년 2.82%, 96년 2.80%, 97년 2.43% 등 2%대에서 움직였다.
올들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여파로 1월 4.57%에서 4월 5.79%까지 치솟았다가 5월 5.67%, 6월 3.30%, 7월 2.89%, 8월 1.66%로 수그러들고 있다.
이처럼 가계수표 부도율이 높은 것은 그동안 봉급생활자 등 개인이 과소비풍조에 휩쓸려 가계수표를 마구 발행해오다 IMF체제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직 등을 당해 파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 신용상태가 취약해 은행에서 당좌거래를 할 수 없어 가계수표를 주로 이용해온 영세자영업자들도 상당수가 경기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문을 닫고 있어 부도율 급등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돼 직장을 잃거나 임금을 삭감당하는 근로자가 늘어날경우 가계부도 사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