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위해 외자유치에 가장 앞장서야 할 5대그룹과 금융기관의 외자유치 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24일 재정경제부가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이뤄진 외국인 직접투자 가운데 3천만달러 이상의 주요투자를 파악한 결과 모두 37건, 35억6천7백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대재벌이 유치한 것은 건수로는 2건, 금액으로는 4억1천만달러에 불과했다.
5대 재벌이 유치한 외자는 지난 6월 스웨덴 볼보社가 삼성중공업의 중장비부문을 1억8천만달러에 인수한 것과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이 엘지텔레콤의 증자에 참여,23.5%의 지분을 3억9천7백만달러에 인수한 것 등이었다.
또 금융기관이 유치한 외자도 2건, 3억6백만달러에 그쳤다.
독일 코메르츠은행이 한국외환은행의 증자에 참여, 지분 29.8%를 2억7천6백만달러에 인수했으며 한미은행의 기존 대주주인 미국 BOA은행이 한미은행 증자에 3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들 5대재벌과 금융기관을 제외한 투자 가운데 투자금액 1억달러 이상의 주요외자유치는 9건, 16억6천4백만달러에 달해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워터社가 한라펄프를 2억3천만달러에, 노르웨이의 노스케스코그社가 신호제지를 1억7천5백만달러에, 미국 코스트코社가 신세계 E마트를 1억4백만달러에,네덜란드의 IR. G.파시어社가 한화에너지 발전사업부문을 1억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벨기에 인터브루社가 두산맥주 지분 50.7%를 2억5천만달러에 인수했고 미국 월마트社가 한국마크로를 1억8천1백만달러에, 독일의 FAG社는 한화기계를 1억3천만달러에, 벨캐나다社는 한솔PCS 지분 43.5%를 1억9천2백만달러에 각각 사들였다.
한국코카콜라보틀링社는 2차례의 증자를 통해 미국 CRI사로부터 1억2천4백만달러, CC KBC社로부터 1억7천9백만달러를 각각 유치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기업들간 사업교환에 그치는 기업.금융구조조정은 새로운자본투입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며 외국인투자 유치가 실질적인 구조조정의 지름길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대상인 5대그룹과 금융기관이 외자유치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원활한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