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지분확대 막판 굳히기 총력/BW 주식전환전 「돈싸움」 가열될 듯미도파의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일부 외국인투자가들과 국내기업 등 우호세력들을 규합, 미도파주식을 매집해온 신동방그룹이 주식공개매수를 검토하는 등 마지막 굳히기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열세에 몰려 있던 대농그룹도 LG, 현대, 삼성그룹 등 「재벌 빅3」의 지원을 받으며 반격에 나섰다. 신동방측의 자금출처에 대한 국세청조사설까지 유포되는 등 미도파를 둘러싼 M&A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의 과정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
◇진행상황=미도파 파문은 지난해말부터 올초에 걸쳐 홍콩계 펀드를 위주로 한 외국인자금이 동방페레그린증권사를 통해 집중 매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서히 표면화됐다. 처음에는 홍콩계 자금이 직접 미도파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으며 이를 막기 위해 미도파측이 발행을 검토했던 사모전환사채 발행이 외국계투자가들의 반대소송으로 무산되면서 경영권 다툼의 소용돌이가 강하게 일어났다.
2월중순 들어 성원건설그룹이 미도파주식 매집에 참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3월들어 그동안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신동방그룹이 전면에 나서면서 충격을 주었다. 신동방 그룹이 공식적으로 확보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3.24%에 달하며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성원그룹이나 외국인지분을 고려할 경우 37%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목적의 주식취득이라고 강변했던 신동방그룹은 지난 6일 공개매수를 검토중이라고 공개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미온적으로 대응해오던 대농그룹은 5백억원의 사모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며 LG, 삼성, 현대그룹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며 반격을 개시했다. 증권당국도 주식매수자금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지분현황=지분관계로 보면 신동방그룹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신동방그룹은 (주)신동방과 관계사인 고려산업을 통해 13.24%를 확보했으며 성원그룹(12.24%)과 외국인(10.93%) 보유주식을 인수하면 36.41%에 달한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0% 정도 추가로 높이면 경영권 장악에는 문제가 없다.
대농그룹은 박용학 회장 및 계열사인 대농중공업을 통해 31.8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미도파가 발행한 사모BW가 주식으로 교환될 경우 전체 지분율은 38.57%로 높아진다.
반면 BW의 주식전환으로 신동방지분율은 13.24%에서 11.93%로, 성원그룹은 12.24%에서 11.03%, 외국인은 10.93%에서 9.55%로 각각 낮아진다.
◇향후전망=대농그룹측이 추진한 5백억원의 사모BW 발행은 대기업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일단 경영권을 빼앗겨도 다시 반격을 가하겠다는 포석이다.
사실 BW의 주식전환은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번복되지 않는 한 7월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그러나 신동방그룹이 그전에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사모BW나 전환사채를 발행, 자신들의 지분을 다시 늘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돈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관심의 초점은 대농그룹이 원군으로 끌어들인 LG, 삼성, 현대 등 「재벌 빅3」에 쏠려 있다. 이들과의 동맹으로 가장 튼튼한 자금줄을 확보한 셈이다.
지난달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았던 한화종금은 다분히 변칙적인 형태인 사모전환사채 발행으로 위기를 일단 모면했다. 법원은 「사모CB에서 전환된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해달라」는 박회장측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고 한화측의 손을 들어줬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종금의 경우를 재벌의 승리로 규정하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이번에도 재계 전체가 나서 M&A를 규제해야 한다고 바람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일이 상식대로만 흘러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김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