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명분없는 돈 받은적 없어/「한보 살리기」 타당성 재검토 필요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4일 『나는 한보를 포함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부정하고 명분없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이날 상오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한보부도사태에 따른 경제상황과 이 문제를 둘러싼 검찰수사, 로비설, 뒤처리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김총재와의 일문일답 요지.
어제 지구당개편대회에서 여권에 대한 한보의 1천억원 로비설을 주장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1천억원 비리설은 신문에도 여러번 났다. 그같은 정보나 첩보를 우리 당에서 갖고 있을 것이다. 국회 청문회가 열리면 우리 당 국정조사위원이 (이같은 정보를) 가지고 나가 밝히고 얘기할 것이다.
수서사건 때와는 달리 축소수사가 이번만큼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무엇을 뜻하는가.
▲수서사건 때는 국민들의 관심과 분노가 지금에 비하면 크지 않았다. 수서사건도 부정이었으나 지금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를 송두리째 흔드는 비리이고 정경유착사건이기 때문이다.
만일 검찰의 수사결과가 축소됐다고 판단될 경우 어떻게 할 작정인가.
▲검찰이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국민 사이에 중대한 파문이 일 것이다.
지난 14대 대선, 6·27 지방선거, 15대 총선을 앞두고 한보로부터 정치자금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가.
▲(괴로운 듯이)그 얘기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지난 대선 때 한보의 자금제의를 거절했다는 말은) 공식적으로 한 적이 없고 사담으로 말한 것을 듣고 누가 밖에 나가 얘기한 것이다. 그런 말이 나간 것은 본의가 아니다. 어쨌든 한보를 포함해서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부정하거나 명분없는 돈을 받은 적은 없다.
한보사태의 뒤처리는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는가
▲당에서 깊이 논의는 안해 뭐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를 좀 아는 사람으로서 한보가 정말 경제성이 있느냐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 박태준씨 같은 세계적인 철강의 권위자도 걱정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기업화한다는 말도 있지만 국민이 손해보는 것을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초당적 차원에서 경제수습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의미는 무엇을 뜻하는지.
▲현재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데 여야가 협력, 예산을 축소하거나 기구를 개편하는 것, 중소기업을 살리고 한보의 경제 타당성 문제를 검토하는 것 등이 될 수 있겠다. 한국은행 독립, 금융개혁문제도 이런 차원에서 포함된다.<양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