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외국 투자기관인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의 박유경 이사와 직접 만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협의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안건을 처리할 주주총회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부회장이 외국인투자가와 직접 접촉하면서 이번 만남이 '위임장 대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본사에서 박 이사와 만났다. 박 이사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 직후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주요 임원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외국인투자가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연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0.3%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박 이사가 홍콩에서 활동하며 외국인투자가들과 삼성 간 대화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 주총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