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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세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2002년 8월 소형 위성발사체 개발계획을 확정한 뒤 10년5개월 만이다. 2009년 1차와 2010년 2차 실패 이후 지난해 3차 발사도 두차례나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의 성공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자체 위성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11번째 '스페이스클럽' 가입국이 돼 우주개발 강국으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
나로호는 30일 오후4시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장을 힘차게 박차고 날았다. 나로호는 오후4시3분35초 페어링 분리를 거쳐 4시3분52초에 1단 분리 후 4시6분35초에 2단 점화가 이뤄졌다. 발사 9분이 지나 나로호는 목표궤도인 302㎞ 지점에 도달했고 나로과학위성을 무난히 제 궤도에 올려놓았다. 위성은 약 8㎞/s의 속도로 궤도에 진입했다.
나로과학위성의 정상궤도 안착이 확인된 순간 나로우주센터는 관계자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일부 연구자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흥에서 발사장면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물론 전국에서 TV로 지켜보던 사람들도 함성을 지르며 발사 성공을 기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두 번의 연기로 마음을 많이 졸였지만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연구진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돼 너무 기쁘다"며 "성공을 기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 드리며 이번 성공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나로호는 발사 후 나로우주센터와 제주추적소가 비행궤적 등을 추적했고 육해공 전면에서 발사지원이 이뤄졌다. 군은 나로호 발사 전 대테러 작전부대를 운영했고 해상에서는 해군 고속정과 호위함을 투입해 해상차단작전을 펼쳤다. 또 이지스 구축함 2척도 제주 남방해역에서 나로호의 궤적을 추적했다. 공중에서는 나로우주센터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으며 전투초계 전력과 조기경보기도 각각 운영됐다.
1단 로켓은 페어링이 분리된 후 발사장에서 약 2,700㎞ 떨어진 필리핀 동쪽 500㎞ 부근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나로과학위성은 노르웨이 지상국과 비콘(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주고 받았으며 발사 하루 뒤인 31일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첫 교신을 한다.
앞서 나로호발사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1시30분 발사시간을 오후4시로 공식 발표했다. 나로호는 2시간의 연료주입과 기립장치 철수를 끝으로 발사준비가 마무리됐고 이후 발사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