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그늘진 곳만 보도하는 행태는 문제"

'미디어 속의 이주민' 국제회의 여는 김승월 시그니스 회장


"이주민 비율이 2.5%를 넘으면 다문화 국가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2.5%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외국 이주민에 대한 관용도는 7개 등급 중 가장 바닥인 7등급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방송ㆍ영화ㆍ영상ㆍ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업종에 종사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인 '시그니스(Signis)'의 김승월(59ㆍ사진) 회장은 우리의 의식과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한 배타적인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7~8일 양일간 서강대에서 '미디어 속의 이주민(Migrants and the Media)'이라는 주제로 국제회의를 가질 김 회장을 만나봤다.

김 회장은 "이번 회의는 신문ㆍ방송ㆍ영화ㆍ인터넷과 같은 미디어의 이주민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분석하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색하는 회의"라며 "특히 한국을 비롯한 일본ㆍ대만ㆍ홍콩ㆍ마카오 동아시아 5개국은 이주민과 관련한 역사와 문제점이 비슷해 이주민 문제와 대책을 비교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동남아 출신의 외국인들은 학력이 높아 고국으로 돌아가면 오피니언 리더가 될 사람들인 만큼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주민들의 그늘진 곳만 취재해 보도하는 매스컴의 관행에 대해 그들은 '우리 모두가 불행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한다"며 "이 같은 상황은 백인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와 유색인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는 언론의 태도에 영향 받은 바 크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 중 이주민들과 이주민 관련 봉사자들의 토론에서는 국내 발표자로 이중석 서울대 융합대학원 교수, 이규용 노동연구소 박사, 이태경 KBS PD, 임충근 영화PD 등이 참석한다.

염수정 서울대교구 대주교는 "이번 행사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언론인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