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은 이제 대우의 손실률에서는 어느정도 멀어진 듯하다.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대우의 자산손실률이 나왔고, 적어도 나머지 계열사의 손실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결국 남은 문제는 두가지로 좁혀진다. 채무조정 규모의 산출토대가 되는 기업의 미래 수익가치는 얼마이며, 이를 통해 채권단의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5년여의 대장정끝에 대우 계열사들이 「해체된 모습」으로 어떻게 태어날지가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법정관리와 매각 등의 형태로 정리되는 반면, 일부는 조기졸업을 통해 정상화되는 등 대우 워크아웃은 「정예화 작업」을 통해 진행된다.◇채권단의 손실규모는 총채권의 3분의 1수준= 정부 관계자는 12개사의 순자산가치 마이너스(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규모) 총계를 23조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총채권의 38% 수준이 손실로 반영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말그대로 12개 계열사를 당장 청산했을때 채권단이 입을 손실부분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워크아웃은 기업의 미래가치(수익가치)에 중심을 둔 개념이다. 미래에 생기는 영업수익을 감안하고, 여기에 기업의 자구노력을 포함해 채권단의 워크아웃 프로그램은 짜여진다. 이를 감안하면 채권단의 실제 손실률은 훨씬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전환사채(CB)인수 등의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돼, 미래 기업가치를 고려할 경우 손실규모는 훨씬 작아질 전망이다.
채권단이 동원하게될 채무조정 프로그램중 출자전환 규모는 8조원을 웃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무조정의 상당부분에 CB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실제 출자전환 규모는 예상외로 커질 전망이다.
◇계열사별 채무조정 프로그램=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대우와 대우중공업을 1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채권단은 두 회사를 우량부분(CLEAN COMPANY)과 부실부분으로 나눌 방침이다. 우량부분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대주주로 참여, 기업의 정상화 작업을 밟고 상황이 허락되면 매각작업을 병행하게 된다. 부실부분은 법정관리를 통해 빚잔치(청산)를 벌이게 된다. 일종의 「해체식 워크아웃 방안」이 동원되는 회사들이다.
그러나 ㈜대우는 해외채권단의 반발 때문에 회사를 쪼개기가 쉽지 않다. 워크아웃에서 탈락시킨뒤 아예 법정관리로 넘겨 쪼개는 작업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그룹은 대우자판·전자부품·오리온전기·경남기업 등 비교적 우량한 기업들. 조기졸업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들이다. 대우 전자부품의 경우 채권단은 출자전환은 하지 않고 금리 조정만 하기로 했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소규모 출자전환이나, 금리조정에 국한한다는 방침이다.
3그룹은 대우자동차·대우전자·쌍용자동차·대우통신 등 비교적 채무조정 규모가 큰 곳들이다. 실사결과 이들 회사의 자산손실률은 30~40% 수준에 이른다. 대부분이 1조원 이상의 채무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통신은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채무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4그룹은 다이너스클럽코리아와 대우캐피털 등 금융계열사. 이들은 사실 나머지 계열사들의 워크아웃을 위해 불가피하게 워크아웃 작업에 참여한 계열사들이다. 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경우 카드부분을 제외하고 매각될 것으로 보이며, 대우캐피털은 법정관리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일정= 29일 경남기업과 오리온전기의 채권단운영위원회를 시작으로 12개사의 채권단회의가 일제히 시작된다. 당초 29일부터 발표키로 했으나 채권단의 준비가 늦어져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로 조정했다.
11월1일에는 대우통신 쌍용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전자부품등 4개사의 협의회가, 3일에는 다이너스클럽코리아 대우캐피탈의 채권단회의가 열린다.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대우 대우자동차 등 주력 4개사는 내달 2일 운영위원회를 연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