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작품 중 극히 드물게 발견되는 남성의 누드화다. 그는 리보르노에서 미술교육을 받던 학생시절을 제외하곤 남성의 누드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다.
펜으로 인물을 구성한 후 수채화 물감을 바탕색으로 입힌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에서 발견되는 남성상을 표현하고 있다. 실물의 모델을 보고 그렸다기보다는 파리 루브르미술관에 전시된 많은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상을 보고 그린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젊은 남자가 취하고 있는 자세와 양손의 움직임에서 조각적 요소가 강한 것은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다분히 표현된 양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윤곽을 두르는 간결하고 절제된 선의 사용과 직선적인 표현 역시 조각에서 관찰되는 것들이다. 작품이 그려진 시점이 모딜리아니가 회화를 포기하고 조각가로 전향하려고 노력하던 시기에 그려졌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작품은 조각적 탐구의 일환으로 그려지는 수많은 ‘여인상 기둥’ 시리즈와 궤를 함께하는 실험적 작품의 하나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