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무센 메르켈 품으로… ECB, 독일 조율창구 잃었다

아스무센 "독일 내각 참여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 위해서"
ECB, 반대파인 독일과의 조율 창구 잃어… 앞으로 정책 추진력 유지 관심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외르크 아스무센(사진) 집행이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3기 내각에 참여하면서 집행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아스무센은 ECB와 독일의 의견을 조율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의 입각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에게 손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무센 이사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독일 노동부 차관직을 수락하면서 집행이사직을 곧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임기는 애초 오는 2019년 말까지였다. 한때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후임으로도 거론된 것치고는 크지 않은 역할로 그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 위한 '개인적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퇴장 이후 은행통합이나 통화완화 기조 등 ECB가 추진해온 각종 정책의 추진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드라기 총재가 정치적 동지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아스무센 이사는 지난달 ECB가 기준금리를 내리기로 했을 때 반대의견을 냈지만 금리인하 발표 후에는 독일의 비판을 적극 방어했다. 또 드라기 총재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지지했고 지난 3월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협상을 주도하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 대처과정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평행추 구실을 했다"며 "그의 사임으로 그가 갖고 있던 ECB와 독일 정부의 접점도 유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저출산 파이터'로 알려진 우어줄라 폰 데어 레옌 독일 노동장관은 이날 독일 역사상 최초로 여성 국방장관으로 내정돼 눈길을 끌었다. 폰 데어 레옌 장관은 7남매의 엄마로 2009년 노동장관에 임명된 후 세계 최저 수준인 독일의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2개월의 유급 육아휴직을 주는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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