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위한 준비


인생에 여러 중요한 순간들이 있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탄생과 죽음일 것이다. 1970년대만 해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산아 제한' 등의 구호들이 많이 보였던 시대였다. 이제 한 세대가 바뀌고 우리가 외쳐야 하는 구호는 '출산장려'와 '노후준비'가 됐다.

'평생교육·헬스케어·일자리' 필수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1.25명까지 떨어졌다는 해외 기관 보고도 있다. 미국의 합계출산율이 1.9명, 유럽은 1.6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낮아진 출산율에 비해 기대수명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급격히 증가해 아시아는 1950년 대비 현재는 기대수명이 무려 31년가량 늘어났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이미 기대수명이 81.37세에 이르렀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길어진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인구·기후 변화로 인류는 엄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요소 하나는 세대가 이어지면서 지적 기능에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즉 각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욱 지적으로 성숙하고 있어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나이로 인한 개인의 지적 능력 감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삶을 바꾼다. 나이가 들면 아프고 주위에 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그 반대로 나이가 들면 오히려 많은 자유를 누리고 전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7년 일찍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고령화 문제를 풀려면 모든 연령과 단계에서의 교육, 모든 이를 위한 헬스케어, 그리고 만족스러운 일자리 등 세 가지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재무적인 준비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는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이라는 세 가지 연금에 가입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국민연금의 적자전환과 고갈을 걱정하는 목소리와 공무원·사학·군인연금 개혁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서 그러한 염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재무적인 준비는 내가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지만 국가의 지원이 중요한 영역이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 개개인이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돕고 장려하기 위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의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많은 나라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계속되려면 수급자의 자격과 지급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재무적 준비 위해 연금 세혜택 확대를

국민은 지속적인 교육을 받으며 생산성 높게 일을 하고 성실히 납세하며 아름다운 가정을 꾸려 여러 자녀들을 낳아 양육하는 세상을 그려본다. 또 국가는 개인이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연금 등에 강한 세제혜택을 부여해 이를 장려하는 세상, 개개인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각자의 건강을 돌보며 국민건강보험제도의 보호를 받는 그런 세상을 꿈꿔본다. 우리 모두의 긍정적인 마음들이 모이면 길어진 수명과 낮아진 출산율에도 그런 바람직한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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