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 3인방이 지난달 자동차 판매증가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판매개선에 따른 원화 약세 효과 본격화와 저평가된 주가 가치 등을 감안하면 긴 호흡에서 완만한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대비 3.41%(5,000원) 오른 15만1,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반등했다. 기아차(000270)와 현대모비스(012330)도 각각 3.23%, 1.97%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날 기관투자가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기관은 현대차를 479억원, 기아차를 344억원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도 101억원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0거래일 연속 매도를 지속한 외국인도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를 각각 158억원, 89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차그룹 3인방이 강세를 나타낸 이유는 지난달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판매량은 36만9,792대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이 0.6%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2.9% 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와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개선 징후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 약세의 본격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9월 신형 투싼의 중국 출시와 신형 아반떼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도 9월 스포티지 신차 출시와 11~12월 K7 출시가 예정돼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뿐 아니라 경쟁구도에 중요한 원·엔 환율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추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중국 역시 가격 할인과 신차 출시로 감소폭이 7~8월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8월 판매증가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내수판매도 신차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8월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8%, 15.9% 증가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7월에 출시한 신형 K5 효과에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까지 더해져 내수판매에서 초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9월에 투입되는 신형 스포티지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차량가에 붙는 개소세가 30% 인하되면서 현대차 쏘나타 2.0 스마트의 경우 기존보다 50만원가량 저렴한 2,498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소세 인하와 취득·등록세 감면 등 과거 3번의 부양정책 사례를 볼 때 평균 10% 이상의 수요증가 효과가 있었다"며 "신차 출시와 더불어 이번 부양책 효과로 실적 및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