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업체연 6대 회장 이내흔 현대건설 사장(월요초대석)

◎“시장개방,체질 강화 호기”/대기업­전문업체 역할분담 협업 필요/고부가 사업 진출로 질적성장 주력해야/설계·시공·감리 일괄수주 「턴키공사」 보편화를□대담:신상석 부국장겸 사회부장 『끊임없는 기술개발만이 외국업체들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기술개발 최우선 내년부터 국내 건설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드는 것이다. 시장개방에 대한 이래흔 현대건설 사장의 대응책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그는 기술개발을 유독 강조한다. 외국업체보다 나은 기술을 개발해 전문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업체들의 최대 과제라고 주장한다. 이사장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추진력 강하기로 소문나 있다. 그런 이사장이 지난 10월 한국건설업체연합회 6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건연은 33개 대형 건설업체들의 모임이다. 모두 국내 건설업의 중추를 이루는 기라성같은 업체들이다. 국내 건설업이 침체기에 빠져 있는 터에 막중한 직책을 맡은 그에게 거는 건설인들의 기대는 크기만 하다. 건설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사장을 만나 한건연과 현대건설의 앞으로의 진로와 경영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국내 시장개방을 앞두고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한건연 회장을 맡게된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시장개방은 우리에게 분명 시련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건설업의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 건설업은 과거 절름발이로 발전해 왔습니다. 성장 위주의 정책이 이를 잉태했다고 볼 수 있지요. 시장개방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고친다면 오히려 우리 건설업의 체력이 보다 튼튼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원사 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데 저의 힘을 다할 각오입니다. ­한건연이 임의단체로서 법정단체인 대한건설협회와 비교할 때 활동에 상당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두 단체가 대립 관계에 있다는 일부의 지적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호보완의 관계입니다. 한건연 회원사들이 모두 대건협 소속사들이니까요. 대건협이 업계 전반의 조정 역할을 한다면 한건연은 대형 업체들의 목적 및 이해관계에 맞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물론 한건연이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행정부 등 유관 기관과의 공식적 정책협의 등을 위해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에 대비, 국내 건설업체들이 외국업체와 경쟁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과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사업구조 고도화 ▲우선 종합건설업면허제도를 도입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문업체간의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는 3천6백개의 일반 건설업체들이 같은 건설면허로 역할 구분없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도가 지속된다면 분야별로 전문화된 외국업체를 이길 수 없습니다. 대형업체는 사업구조를 고도화·종합화·소프트화해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수정이 필요합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설계·엔지니어링·시공·감리·사후관리까지 공사를 일괄 수주할 수 있는 체계가 바로 그것이지요. 대신 중소업체는 비교우위를 특화하고 이 부분에 자원을 집중해 기술의 전문화를 이뤄야 합니다. 또 특화된 부문을 대형업체와 공동도급을 통한 수평적 협력관계 또는 계열화로 육성하고 전문업체와는 수직적 협력관계를 이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역할분담과 협업구조가 갖춰진 지 오래입니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등의 붕괴사고로 국내 건설업체들을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돼 있습니다. 부실시공 예방을 위한 견해가 있으시다면. ○해외진출 꾸준히 ▲부실공사라 해야 보다 정확한 개념입니다. 감사원 통계로 기억됩니다만 국내 부실공사의 49%는 설계 잘못이며 시공과정의 잘못은 25%라고 합니다. 따라서 설계나 계획단계의 부실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설계 따로, 시공 따로이다보니 책임소재가 없어 적당히 해온 것입니다. 앞으로는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도록 설계·시공·감리를 일괄 수주하는 턴키방식의 공사가 보편화돼야 합니다. 입찰방식도 문제입니다. 입찰 과정에서 공사비 삭감이 관행화돼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에 비해 해외시장의 진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해외시장의 투자 잠재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최근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자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미 사업계획이 나온 프로젝트를 단순 시공하는 것보다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개입, 시공과 감리까지를 일괄적으로 맡는 투자사업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투자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중동에서 노다지 캐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습니다. ­현대건설이 지난 35년간 국내 정상의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만 근래 들어 경쟁사들로부터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수위를 고수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갖고 있는지요. ▲90년대 들어 국내 건설업체들이 이뤄낸 양적 성장은 건설업 발전을 위해 고무적인 일입니다. 또 현대건설을 위해서도 좋은 경쟁 상대가 있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다변화된 기업 환경에서 수주 또는 매출의 외형만으로 기업을 종합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개방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보다 질적인 측면의 경쟁력 강화가 더욱 요구됩니다. 현대건설은 외형 면에서도 수위를 지키겠지만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 분야를 적극 개발할 방침입니다. 사업구조를 조정해 플랜트·턴키공사 등 수익성 높은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아무튼 현대는 외형과 내실에 있어 공히 정상의 자리를 이어갈 것입니다. ○연구개발 총력 ­현대건설은 특히 기술과 품질을 강조해 왔습니다.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기술개발을 위해 최근 기술연구소를 설립, 2006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웠습니다. 연구 인력도 1백3명에서 3백96명으로 늘렸습니다. 내년부터 해마다 20% 이상의 연구개발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임직원들의 기술개발 의욕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의 현대기술상을 제정,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품질향상을 위해 디자인,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및 대한역도연맹회장, 현대유니콘스 프로야구단 회장 등 건설업 뿐만 아니라 체육계에서도 가장 바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업계 이외의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선천적으로 운동을 좋아합니다. 활발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요. 스포츠는 세계 무대에서 국위를 드높이고 국민들에게 꿈과 힘을 불어넣는 긍정적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스포츠를 통해 인내심, 협동심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배구, 야구, 역도 등 여러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습니다.<정리=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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