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의 작업과정 및 화학무기 등의 비상상황에서 발생하는 유해 독성가스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화학소재의 표면처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6일 그린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홍도영 박사팀이 방독면 등에 사용가능한 나노소재의 표면을 특정 화합물로 처리, 유해 가스가 호흡기로 침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독성가스 제거용 흡착제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나노세공체는 수분에 취약해서 외부에 습기가 많을 때 가스를 안전하게 막아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화합물을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 세공 입구에만 결합해 우산처럼 물을 막아주는 원리로 수분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화합물은 나노세공체가 갖고 있는 세공입구 크기보다 큰 분자이기 때문에 나노세공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해 나노세공체 표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 따라서 내부의 미세한 구멍으로 들어오는 유해 가스를 잡아두는 흡착 기능은 살리면서 내부로 침투하는 수분만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독성 가스로부터 취약한 산업인력의 안전을 보호하고, 화학무기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면서 “다양한 종류의 화학소재에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암모니아 등의 독성 유해 가스를 흡착할 수 있는 소재의 표면처리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행되는 과학저널 ‘케미컬 커뮤니케이션’ 5월호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