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英圭 산업부 차장 YKCHOI@SED.CO.KR최근 950선을 돌파하면서 1000포인트를 앞두고 있는 주식시세를 바라보는 중소제조업 사장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장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넘어 아예 허탈해하고 있을 정도다. 왜 굳이 어려운 제조업을 택해 마음고생에 시달려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들이다. 「누구는 1년전에 1억원을 주식에 투자, 10배이상의 시세차익을 보았다느니...」 매월 운영자금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들 중소 제조업체 사장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이유는 경기회복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얻는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고 기업들의 규모에 따른 자금편중현상이 한층 심해진데 따른 소외감이다.
지난해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개발비에 5억원을 투자한 A사 K사장.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 돈을 연구비로 투자하는 대신 주식사는데 썼더라면 수십억은 앉아서 벌었을것』이라며 씁쓸해했다.
그는 『상장된 업체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비해 자금사정이 나은 대기업들』이라며 『상장업체들이 증시호황 바람을 타는 반면 국내 전체근로자의 절반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업체 대부분은 아직까지 경기회복 훈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물론 수출을 새롭게 시작하고 내수도 어느정도 풀리면서 경영여건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모자란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분서주하는 중소기업은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기업이 부럽기도 하지만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다.
『경기회복의 혜택이 단지 소규모라는 이유로 중소업체에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국가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활황증시를 통해 얻어진 수익의 일정액을 적립, 중소기업발전기금으로 활용해야 한다』 K사장의 주장이다.
특히 K사장은 최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의 문호를 중소제조업체에도 대폭 개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각종 지원과 일반인들의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일반 중소제조업체도 코스닥 상장을 통한 직접 자금조달에 나서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 육성은 어느새 「국민의 정부」 최대 역점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각 부처와도 연계,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막대한 정책자금규모가 말해주듯,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둘러싼 부작용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동안 국가경제 발전에 상당부분 기여해 온 일반 중소제조업체들이 정부의 정책 사각지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좀더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