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주물량이 감소하고 해외건설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경영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건설사의 공사실적ㆍ경영상태ㆍ기술능력ㆍ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로 공공공사 등의 입찰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올해 시평 순위 변동을 예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평가비중이 큰 경영평가 부문에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부진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2010년 국내주택 부문에서 발생한 3,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대손 처리하면서 2011년 순위가 6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의 경우 GS건설이 상반기에만 6,9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K건설 역시 1ㆍ4분기 2,438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시평 순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다양한 항목에 걸쳐 정해지지만 경영실적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표된 상반기 주요 대형 건설사의 실적을 보면 시평 상위권 주요 업체들의 성적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익과 단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난 곳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뿐이었다. 현대건설의 영업익과 순익이 각각 24.8%, 15.0%, 대림산업은 7.3%, 18.2% 늘었다.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두산건설의 경우 499억원의 순익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는 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1ㆍ4분기 어닝쇼크를 겪었던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2ㆍ4분기에 적자폭을 대폭 줄인 것이 위안거리다.
상위 10위권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중위권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위였던 쌍용건설이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워크아웃 개시를 둘러싸고 한동안 신규 수주를 중단한데다 15위였던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실적악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11위에 자리 잡았던 한화건설의 경우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수주 등으로 경영실적이나 해외 건설인력 보유 등이 반영될 경우 10위권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각변동이 올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직접 워크아웃이나 어닝쇼크를 겪지 않은 업체들도 공공발주 감소와 주택 등 민간건축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중대형 건설사마저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대부분 업체가 규모의 확대보다는 경영 안정성에 대한 관심을 두는 추세"라며 "앞으로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에도 이 같은 평가기준에 가중치를 두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