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선 정국 주도권 140+α에 달렸다

총선 D-2… 총선 이후 정치 풍향계 촉각
새누리당 승리땐 '박근혜 필승론'으로 굳혀져
야권이 가져갈땐 정권 심판 소용돌이 휩싸일듯


4ㆍ11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총선 이후의 정치 풍향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여야의 승패 기준점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40석+알파(α)'다. 여당이 이를 넘어설 경우 '박근혜 대세론'이 힘을 받으며 대선 정국으로의 정계 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승리시 정권 심판 분위기가 정가를 압도하며 이명박ㆍ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총공세가 예상된다.

◇140석+α 얻는 쪽이 '승리'=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25석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35석 등을 합해 130석 정도 예상된다"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합해 과반을 넘기는 여소야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도 "비례대표 20석을 포함해 130석 안팎을 가지고 여야가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여야 공히 대외적으로 130석 확보를 목표 의석으로 설정하고 있는 셈.

이와 달리 전문가들이 보는 기준점은 좀 더 높다. 선거를 앞두고 '읍소(泣訴) 작전'으로 일부러 몸을 낮추는 선거 전략을 감안한다면 정치권이 제시한 대외용 의석보다 좀 더 수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김용민 민주당 후보 이슈로 사그라지면서 선거 중반 이후의 구도가 새누리당 쪽으로 유리하게 조성됐다"며 "140석을 확보하는 쪽이 이번 총선을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90여곳에 달하는 접전 지역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 효과와 더불어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의 막판 바람에 기대를 갖고 있다.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20~40세대의 투표율 제고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냐 정권 심판론 가속화냐=당초 지난 17대 총선 때의 121석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됐던 새누리당이 14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지난 4년간 다져왔던 '박근혜 대세론'은 사실상 '박근혜 필승론'으로 굳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박 위원장의 대통령 만들기가 작동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새누리당이 패배할 경우 친이ㆍ친박 간 내홍이 다시 심화되면서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새로운 대항마가 전면으로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승리시 향후 정국은 정권 심판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해 총선 직후 청문회를 실시할 것을 주장해놓은 상태며 이 대통령 측근 비리 및 내곡동 사저 문제 등 현 정권 관련 의혹 등에 대한 대대적 공세도 준비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과 함께 비정규직 등 노동 문제를 19대 국회에서의 최우선 과제로 상정해놓은 상태다. 이 역시 현 정부 및 새누리당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반면 당초 '과반 의석'까지 내다봤던 민주당이 예상 외의 패배를 당할 경우 한명숙 대표 체제는 치명타를 입는다. 공천 과정에서 대거 약진한 친노(친노무현)계가 대안 세력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대권 구도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부산경남(PK) 지역 선전 여부가 관건이다. 자신을 포함해 최소 3~4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손학규ㆍ김두관 등 잠재 주자들이 전면에 나설 공산이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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