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개가 서로 시선을 맞춰 바라보면 각각의 몸 안에서 ‘모성호르몬’인 옥시토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아자부대학 기쿠스이 다케후미 박사팀은 16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실험을 통해 마주 보는 동안 사람과 개의 뇌에서 동시에 옥시토신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개가 오랜 길들이기 과정에서 사람의 소통 양식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옥시토신은 포유동물 몸 안에서 자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사회적 교감이나 부부애, 모성 본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방안에 개와 주인을 함께 들어가게 한 뒤 30분 동안 둘 사이에 일어나는 말하기와 쓰다듬기, 서로 마주 보기 등 모든 상호작용을 기록하고 소변 검사를 통해 호르몬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서로 마주 보는 행동을 할 때 사람과 개의 뇌에서 옥시토신 호르몬 수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의 코에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사한 다음 주인과 낯선 사람이 있는 방에 들여보내는 실험에서는 옥시토신을 분사하지 않은 경우보다 주인과 마주 보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개와 마주한 주인 역시 옥시토신 수치가 증가했다.
그러나 사람의 손에서 길러진 늑대의 경우에는 같은 실험을 해도 시선을 맞춰 마주 보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에 따른 옥시토신 수치 변화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서로 다른 종(種) 사이에도 눈맞춤에 따라 옥시토신이 작용하는 소통 회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사람과 개가 공통의 소통방식을 통해 상호 유대감을 공동 진화시켰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이에 대해 “마주 볼 때 옥시토신이 증가하는 현상은 엄마와 아기가 서로 바라볼 때 똑같이 일어난다”며 “개가 사람에게 길들여지던 초기에 새로운 인간 가족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이런 반응방식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