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불운한 삶을 살았던 고종황제의 고명딸 덕혜옹주의 유품이 90년 만에 한국에 반환돼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25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덕혜옹주(1912~1989) 유품 7점을 내달 6일까지 13일간 '대한제국과 황실' 전시실에서 특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유품은 지난 6월 24일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에서 기증받은 것으로, 덕혜옹주가 일본에 머물던 당시 남긴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 유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안보라 학예연구사는 "지난 1991년 영친왕 일가의 복식 유물이 한국으로 환수된 이후로는 처음 늘어난 대한제국 시기 소장품"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일생과 대한제국 황실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돌아온 덕혜옹주 유품' 특별 공개에는 덕혜옹주가 입었던 어린이용 당의(여성의 예복·사진)와 스란치마(밑단에 금박 문양이 들어간 예복 치마), 돌띠 저고리와 풍차바지, 단속곳(속바지), 어른용 반회장 저고리(깃이나 고름·소매에 다른 색 천을 댄 저고리)와 치마 등 총 7점의 복식을 선보인다.
이 옷들은 일본 쓰시마 번주 집안의 후계자이자 덕혜옹주의 전 남편인 소 다케유키(1908~1985)가 1955년 이혼하며 영친왕 부부에게 돌려보낸 덕혜옹주 유품 중 일부다. 이를 영친왕 부부가 1956년 당시 문화여자단기대학(현 일본문화학원)에 기증해, 이후 1979년 개관한 일본문화학원 복식박물관에서 소장해왔다.
덕혜옹주는 조선왕조의 스물여섯 번째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제인 고종 황제가 환갑이던 1912년에 가진 고명딸이다.